의사들의 체중 감량 조언, 수박 겉핥기 식?
구체적 실천방법 없이 피상적 조언에 그쳐 비효율적
의사들이 비만 환자들에게 살을 빼라고 말할 때 들려주는 조언이 대부분 수박 겉핥기식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은 의사들의 조언이 모호하고 피상적이며 일반적으로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만은 만성적이고 재발하는 질환이지만 체중을 줄이려는 환자들에게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되는지와 관련된 의사들의 지침이 부족하다는 것. 결과적으로, 환자들은 의사로부터 얻은 정보를 사용하거나 구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상당수 환자들이 이러한 부정적 경험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2013~2014년 영국에서 수집한 일반 개업의와 비만 환자의 상담 녹음파일 159건을 분석했다. 체중 감량에 대한 의사들의 조언은 효과적인 방법을 거의 포함하지 않았다. 단지 덜 먹고, 신체적 활동을 더 늘리라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의사들은 과거에 체중 감량을 위해 어떤 전략을 시도했는지 등 환자의 지식이나 행동에 거의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분석 결과에서 상담 중 97%가 추상적이거나 일반적이었다. 환자에게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꾸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피상적 지침이 많았다. 의사들은 대부분 어떻게 체중감량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없이 환자에게 살을 빼야 한다는 지침만 주었다. 오직 20%의 상담에서만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수행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76%의 상담에서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체중 감량 지원을 위해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으라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의사들이 구체적 정보를 제공했을 때도 종종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은데다 실제로 체중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적은 조언을 했다. ‘계단을 자주 오르기’ 등 행동의 작은 변화가 체중 감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일반적 신화이다. 이는 과학적 문헌에도 널리 퍼져 있지만 연구에서 뒷받침된 내용은 아니다. 또 다른 신화는 환자들이 살을 빼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주저자 마들렌 스와렛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의사들이 비만으로 살아가는 환자들에게 체중 감량에 대해 말하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라면서 “이를 통해 의사들이 비만에 오명을 씌우는 고정관념의 증폭을 피하고, 살 빼기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효과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옥스포드대 출판부에서 발행하는 ‘가정의학’에 발표됐다. 원제는 ‘What advice do general practitioners give to people living with obesity to lose weight? A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of recorded intera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