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도 없이 갑자기? 눈도 암 검진이 필요하다

[세브란스안과병원의 EYE to EYE]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대 남자가 건강 검진에서 눈 안에 큰 점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눈 안에도 점이 생길 수 있나 의아한 맘에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암이 발생한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 졌다. 검사 결과 포도막흑색종 판정을 받았다. 

포도막흑색종은 성인의 눈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이다. 대개 40-60세에 진단된다. 포도막은 홍채섬모체맥락막로 이뤄져 있으며 포도알처럼 어두운 색을 띄는 혈관이 풍부한 조직이다. 

포도막흑색종의  90%정도가 맥락막에서 발생한다. 이름처럼 대게 흑색이나 짙은 갈색을 띄지만 간혹 색이 옅은 종양도 있다. 흑색종은 주로 피부에 나타나는 암인데피부 다음으로 흔한 발생 부위가 눈이다. 자외선은 피부흑색종의 주요 위험인자지만포도막흑색종과의 관련성은 명확치 않다. 과도한 핸드폰 사용으로 눈이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포도막흑색종이 생길 수 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된적이 있지만 명확한 관련성은 없어 보인다. 피부에 여러 반점들이 생기는 오타모반을 가진 경우 포도막흑색종 발생 위험이 높다. 

 눈 안에 생긴 모반 ‘ 커지고 악성화되어 흑색종이 될 수 있다. 눈 속 모반의 국내 유병률은 1%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포도막흑색종 유병율은 인구 1백만명당 0.5-1명으로 드물다. 백인에서 발생율이 높고 동양인에서는 적지만, 최근 국내 발생율이 조금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모반과 흑색종은 감별이 쉽지 않을 수 있어 전문의의 판단을 요한다. 

포도막흑색종 치료전. 위쪽은 돔 모양의 검은색 종양이 보인다. 사진 속 이미지는 종양 초음파검사 사진. (왼쪽) 포도막흑색종 근접방사선 치료 2년 후 종양 흔적만 남았고 주변 조직이 위축되었다. 초음파사진에서 이전에 보이던 종양이 보이지 않는다.[사진=세브란스안과병원]

종양이 눈 중앙을 침범하거나 종양으로 인해 망막이 박리되면 시력저하가 생긴다. 주변에 생긴 종양이 커지면서 시야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 많은 환자들이 눈안에 먼지 같은게 떠다니는 날파리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증례의 50대 남자처럼 포도막흑색종 환자의 약 절반정도는 증상이 없어 검사 중 우연히 발견된다. 따라서 중년에 접어들면 정기적으로 안 질환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과거에는 안구를 적출했으나 요즘은 방사선 치료가 개발돼 이런 경우는 적다. 동전만한 방사선판을 종양 주변에 넣어 치료하는 ‘근접방사선치료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세브란스 병원은 국내 최초로 근접방사선치료를 시행하여 현재까지 약 300건 이상의 치료경험이 있다. 근접방사선치료가 불가능한 크기가 큰 종양의 경우 안구를 적출하지 않고 종양적출과 근접방사선치료를 병행하여 안구를 보존하는 치료법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포도막흑색종은 약 30%가 5년 이내에 전신 전이(대개 간)가 일어나기 때문에 치료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안구  아니라 전신 검사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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