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애플의 첫 사장도 대주주도 아니었지만...
[이성주의 건강편지]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선 주인공이 “댄 중위가 제 돈을 관리해줬는데 과일회사에 투자했다며 이제 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회사가 바로 애플이지요?
1980년 오늘(12월 12일)은 애플이 나스닥에 상장한 날입니다. 460만 주를 내놓았는데, 주당 22달러로 시작해서 32% 오른 29달러로 마감하며 시총 17억7800만 달러의 회사로 우뚝 섭니다. 당장 40여 명의 직원이 백만장자가 됐고, 수 백명의 투자가들이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이 회사가 2조 달러가 훌쩍 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지는 누구도 몰랐습니다.
애플이 기업을 공개할 때 스티브 잡스의 지분이 11%였는데, 25%를 가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이크 마큘라였습니다. 인텔의 초기 멤버로 떼돈을 벌고 퇴사한 그는 1976년 한 창고에서 뚝딱뚝딱 개인용 컴퓨터를 만드는 두 청년을 만납니다. 천재 개발자 스티브 워즈니악과 사람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스티브 잡스였습니다. 마큘라는 자신도 투자하고 주위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초대 사장을 맡는 전문경영인 마이클 스콧을 영입하는 등 회사의 얼개를 만듭니다.
마큘라는 1977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에서 웃돈 5000달러를 주고 좋은 자리를 선점해 애플의 세계 첫 상용 PC가 화려하게 데뷔하도록 했고, 두 청년에게 양복 재단사를 보내서 멋쟁이로 전시회에서 빛나도록 했습니다.
마큘라는 잡스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사고를 칠 때마다 뒤에서 문제를 풀어왔지만, 결국엔 잡스의 가슴에 비수를 꽂게 됩니다. 1984년 잡스는 야심차게 매킨토시를 출시하고 펩시콜라 대표였넌 존 스컬리를 찾아가 “설탕물 그말 팔고,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꿉시다”고 설득, 영입합니다. 이듬해 잡스와 스컬리가 갈등을 빚을 때, 마큘라가 스컬리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잡스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친부모에게서 버림 받았던 잡스는 이때 비슷한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1997년 스티브 잡스는 애플에 복귀해서 마큘라의 집에 찾아가서 감사함을 표시하고 권고 사직을 제안합니다. 잡스는 복귀 후 더 강해진 모습으로 아이폰 신화를 만들고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큘라를 비롯한 창업기의 여러 사람과 팀 쿡, 조나단 아이브 등 애플의 역사에 많은 조연이 있지만 주연은 누가 뭐래도 잡스입니다. 리드 대학 철학과에 들어갔다가 양부모가 평생 모은 돈을 학비로 쓸 가치가 없다고 생각, 6개월 만에 자퇴하고 자신이 흥미로워한 강의를 도강하다가 그만 두고 선불교에 빠졌던 청년이었지요. 도강한 서체학(Calligraphy)이 매킨토시의 멋진 활자체의 바탕이 된 것을 통해서,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된 것이 세상을 바꾸는 회사의 바탕이 된 것을 통해서 ‘인연(因緣·Karma)의 점(Dot)’이 얼마나 중요한지 뜨겁게 보여준, 선각자였지요.
오늘은 혁신의 아이콘, 잡스의 명언을 새겨보면서 우리의 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의 시간은 한정돼 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허비하지 말라.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던 것이 내가 계속 갈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이었다고 확신한다. 연인을 찾을 때처럼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당신이 삶이라고 부르는 당신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당신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당신도 세상을 바꿀 수 있고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제대로 미친 사람들이 실제로 세상을 변화시킨다.
○질이 양보다 중요하다. 홈런 하나가 2루타 두 번보다 훨씬 좋다.
○여정은 보상이다. The journey is the reward(여행은 목적지로 가는 과정이지만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미래를 예상하며 인생의 점을 연결할 수는 없다. 뒤돌아보며 연결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순간의 점들이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된다고 믿어야 한다. 직감, 운명, 삶, 인연 등 무엇인가를 믿어야 한다.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자신에게 물어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하려던 일을 할 것인가?” 만약 계속해서 "No"라고 말하게 된다면 무엇인가 바꿔야 한다.
○아무도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 천국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도 거길 가려고 죽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가장 자랑스러운 성취는 아직 오지 않은 성취이다.
○늘 갈망하라, 늘 자신이 어리석다고 믿으며! 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가 좋아한 잡지, 《지구백과》 뒤표지의 문구
1915년 오늘은 미국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가 태어난 날입니다. 캐나다 가수 폴 앵커가 클로드 프랑수와의 ‘Comme D’Habitude(평소처럼)’의 가사를 완전히 바꿔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헌정한 노래, ‘My way’ 준비했습니다. 이 노래 감상하며 우리의 삶, 과거 뿐 아니라 미래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