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치의 “손흥민, 눈 검진 꼭!” 왜?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의 ‘안와골절 투혼’ 이후 뒷이야기가 계속 전해지고 있다. 그의 부상 투혼으로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 쾌거를 이루어냈다. 수술 부위의 뼈가 굳지도 않은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어 손에 들고 질주하며 황희찬의 2대1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안와골절 수술 이후 ‘도핑’ 걱정에 진통제도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등 개인적인 고통이 상당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번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였던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교수(정형외과)는 8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손흥민은 안면골인 광대뼈에 네 군데 골절이 있어 3개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면서 “보통 수술 후 2~4주 정도는 마약성 진통제나 강한 약을 사용한다”고 했다.
왕 교수는 “그런데 손흥민은 도핑과 약물검사 때문에 수술 당일 마취 중에 한 번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타이레놀 계통의 약만 먹고 통증을 참고 지냈다”고 전했다. 이어 “수술은 잘됐다고 전해 들었지만, (안와골절 수술은) 사물이 2개로 보이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데, 그런 증상 없이 회복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의사 입장에서 수술 후 3주도 지나지 않아 월드컵에 출전한 손흥민이 ‘헤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나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고 했다. 헤더(Header)는 머리를 이용하여 공을 컨트롤 하거나 슈팅 또는 패스 등을 하는 것을 뜻한다.
왕 교수는 “안와골절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손흥민의 의지가 너무 강하고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강해서 말리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손흥민이 경기를 뛸 때 통증이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직접 물어봤는데 다행히 뛸 때 통증은 없었다고 했다”고 답했다.
왕 교수는 손흥민에게 눈 검진을 당부했다. 그는 “손흥민의 상태를 보면 수술 전에는 골절된 게 안쪽으로 밀려서 안구를 누르고 있었다. 지금은 수술이 잘 돼서 눈 관련 후유증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시간이 날 때 꼭 안과에 가서 다시 한 번 검진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손흥민은 9일 SNS를 통해 “저희 선수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많이 노력했고 대한민국 대표팀으로 뛰는 것 그 자체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몸이 부서지도록 뛰었다”면서 “많은 응원, 성원, 관심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이어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나아가 대한민국을 더 빛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대한민국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적었다.
손흥민의 글에는 팬들과 대표팀 동료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16강에서 맞붙었던 브라질의 슈퍼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도 “LEGEND(전설)”라는 글과 함께 ‘박수’ 이모티콘을 남겼다.
◆ 손흥민의 눈 검진 중요... 왜?
손흥민의 안와골절은 안구를 감싸고 있는 안와골이 부러진 것이다. 지난달 2일 소속팀 토트넘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부상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눈 건강에 우려를 나타냈다. 안구와 눈 속 근육을 보호하는 눈 주위의 뼈에 손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손상되면 복시(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가 생기고 시력 감소, 시신경의 손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경기에서 넓은 시야와 전력 질주가 장기인 손흥민은 눈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