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 키운다
병력이 향후 질병에 영향 미쳐
대상포진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에 걸릴 위허이 최대 38%,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은 25% 더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된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5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대상포진이 생길 수 있다.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속 신경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와 질병, 약물 등의 원인으로 면역력이 약화됐을 때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의 30%가 평생 대상포진에 한번 이상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과거 심장병이나 뇌졸중 병력이 없던 20만 명 이상의 미국 성인을 최대 16년간 추적 연구했다. 해당 기간 동안 3603명이 넘는 사람이 뇌졸중에 걸렸고 8620명은 심장병이 발병했다. 분설 결과, 대상포진 병력이 있는 사람은 12년 내에 뇌졸중을 겪을 가능성이 최대 38% 높았고, 대상포진 후 5~8년이 가장 위험했다. 심장병 위험은 최대 25% 높았는데 대상포진 발병 후 9년~12년 때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나이와 만성 건강 상태, 체중, 운동 습관, 흡연을 포함한 많은 다른 요소들을 감안한 결과였다.
이 연구 결과는 대상포진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구진의 생물학적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 재활성화된 바이러스가 혈관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종전 연구에서도 대상포진 이후 심혈관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단기적 관찰에 머물렀다. 논문의 제1저자인 브리검여성병원의 샤론 커한 박사는 “대상포진이 주요 심혈관계 사건의 장기적인 위험과 관련성이 상당히 높으며 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에도 증가된 위험은 12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엘리자베스 코언 안과 교수는 “대상포진이 단기적 위험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밝혔다. 코언 교수에 따르면 보통 고통스러운 피부발진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은 보통 몇 주안에 낫지만 눈 주위에 발생할 경우 각막의 궤양과 지속적인 시력 손실을 일으키는 대상포진눈병을 일으킨다. 또 대상포진 환자의 10~18%는 피부 발진이 물러간 뒤에도 수개월~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신경통(PHN)으로 고통 받는다.
이번의 연구의 대부분 기간에는 대상포진 백신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관련 백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CDC는 50세 이상의 성인에게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신그릭스(Shingrix)을 2회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질병이나 치료로 면역력이 약해진 19세 이상에게도 추천된다. 이 백신은 건강한 성인의 대상포진과 PHN 예방에 90% 이상 효과가 있으며, 면역력은 최소 7년 동안 강력하게 유지된다고 CDC는 설명했다.
커한 박사는 “백신은 대상포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심혈관 합병증의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대상포진에 걸렸던 사람도 재발병할 수 있다. 따라서 한번 발병한 사람이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코언 교수는 “나를 포함 대상포진을 한 번이라도 앓아본 대부분의 사람은 그 병에 다시는 걸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ahajournals.org/doi/epub/10.1161/JAHA.122.02745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