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노마스크' 동참, 해외선 '재의무화' 추진
대전·충남 "마스크 벗겠다"...감염병 전문가 '무고한 피해' 우려
대전시에 이어 충청남도도 자체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해외에서는 다시 착용 의무화를 추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검토에 나섰다. 지난 10월 일평균 확진자 수가 1000명 이하로 떨어졌던 LA는 최근 3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LA는 현재의 증가 추세로 봤을 때 확진자가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 2일 실내 마스크 재의무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도 마스크 착용을 고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는 대중교통 시설 내 마스크 착용을 검토 중이다. 11월부터 감염자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서면서 현재 하루 평균 5만 50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대전과 충남이 감염병예방법을 근거로 방역 조치 완화에 나섰다. 해당 법에 의하면 시·도지사 등 자치단체장은 예방조치를 내릴 권한과 의무가 있다.
정부 입장은 다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하면 중수본부장이 지역대책본부장을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광역 자치단체장의 조치를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법률상으론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월 29일 열린 중대본 회의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중대본은 방역 조치를 완화할 땐 중대본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마스크 해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무고한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5일 브리핑에서 "실내마스크를 지금 벗는다면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게 된다"며 "억울한 죽음과 고위험 계층의 고생에 대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 실내 마스크 해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은 의무 해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다.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경기장 관람석의 '노마스크' 풍경을 보면 의무 해제가 시기상조라는 정부의 입장이 설득력을 잃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로 위중증 및 사망자 발생이 낮아졌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가 마스크 착용을 유지해야 하는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일관된 방역조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만큼, 동절기 유행이 안정화될 때까지 착용 의무를 해제하지는 않을 것을 보인다. 하지만 지자체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과 노마스크를 지지하는 공론 형성이 해제 시기를 다소 앞당길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