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부모, 경련·응시 잦다면 ‘큰 일’(연구)

인지장애 속도 빨라지고, 수명 7년 짧아질 가능성↑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멍하게 앞만 쳐다보는 응시 발작, 팔다리 경련 등 발작을 보인다면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고 일찍 숨질 확률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어르신이 경련을 일으키거나 멍하게 응시하는 등 발작을 보인다면 정신 쇠퇴가 훨씬 더 빨리 진행되고 일찍 돌아가실 확률도 훨씬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어느날 갑자기 눈의 초점을 잃은 채 멍하게 응시하거나 팔다리를 부르르 떠는 등 발작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 정신 쇠퇴가 가속화하고 약 7년 더 일찍 숨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버지니아대 의대 이프라 자와르 조교수는 “불행히도 발작은 증상이 미묘할 수 있고 환자가 혼란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잘못 진단하기 쉽다”고 말했다. 가족 등 간병인은 발작을 치매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잘못 생각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간병인은 이런 발작 증상을 눈여겨봤다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 진행을 늦춰야 한다. 적시에 진단받아 적절한 항발작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연구팀은 2005~2021년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 39곳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2만6000여 명 중 374명(1.4%)이 각종 발작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발작을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정신적 쇠퇴는 63세 미만에 시작됐다. 이는 발작을 일으키지 않는 환자(68세)보다 약 5년 앞선 것이다. 발작을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73세 미만에 숨졌다. 이는 발작을 일으키지 않는 환자(80세)보다 약 7년 앞선 것이다.

또한 발작을 일으킨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유전적 돌연변이, 뇌졸중, 외상성 뇌 손상, 우울증 등과 관련이 깊고 교육 수준이 더 낮을 확률이 높았다. 발작을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사고, 의사소통, 이해력, 기억력 등에 문제가 있었다. 또 식사, 목욕, 옷 입기, 화장실 사용 등 기본적인 일상 활동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발작은 치매 환자의 64%에서 발생하며, 치매 환자는 발작이 발생할 확률이 치매가 없는 사람보다 6~10배 더 높다.

자와르 조교수는 “치매 환자가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고,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는 ‘닭과 달걀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Seizures Seem Tied to Faster Decline in People With Dementia)는 미국뇌전증학회(AES)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동료 검토 저널에 실릴 때까지 예비로 간주되며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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