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부전학회지 IJHF, 美 펍메드 광속 등재 '쾌거'
첫 신청에 최단 기간 통과…국내 최초
대한심부전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IJHF가 출간 3년 만에 미국 '펍메드 센트럴(PubMed Central, PMC)'에 대한 등재 작업을 빠르게 마무리했다. 학회 측은 국제적인 의학 학술지로 발돋움할 시작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한심부전학회(회장: 강석민 연세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지난 11월 30일 저녁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한심부전학회지 IJHF PubMed 등재 축하 기념식'을 진행했다.
IJHF(International Journal of Heart Failure)는 2019년 10월부터 발간을 시작했다. 발간 당시 아시아 지역 최초의 영문 심부전학회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향후 '국제 학술지'의 위상을 목표하며 PMC 등재를 그 첫 단계로 설정한 탓이다.
PMC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미국 국립의학도서관(NLM)에서 운영 중인 의학·생명공학 분야 전문 전자도서관 검색엔진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전자 의·약학 분야 학술문서 전자도서관이다. 한 학회지가 PMC 등재에 성공할 경우 국제적으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학회지가 국제 의학계에서 일종의 '신원조회'나 '평판조회'를 통과하기 위한 기초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IJHF 편집위원회 위원장(편집장)으로서 IJHF 기획과 발간의 키를 잡은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PMC 등재 신청 준비도 함께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학회는 IJHF가 PMC 등재 신청 요건을 충족한 직후인 올해 2월 26일 신청서를 제출했고, 6개월여 만인 지난 8월 17일에 PMC 측으로부터 전체 심사과정을 무사히 통과하고 등재가 확정됐다고 통보받았다. 이후 10월 18일까진 학회지에 실렸던 모든 문서와 필요 정보를 미국의학도서관에 제출하는 리퍼블리싱 작업도 마무리했다.
박 교수는 "학회 전체가 '재수'를 하지 않기 위해 지난 3년 내내 PMC의 심사과정과 기준을 꼼꼼하게 챙기며 준비했다"며 "IJHF는 첫 신청 만에 가장 빠른 기간 안에 PMC 등재를 확정했는데, 이는 국내에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PMC 신청 요건을 충족하려면 최소 2년이 소요하고 단 한 번의 '보완 요청'이나 거절 없이 가장 빠르게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기간은 약 6개월이다.
우선 PMC 등록을 위해선 학회지가 의학 계열의 논문을 영문으로 2년 이상 정기적으로 출판하고 이를 증명해야 한다. 최소 30편 이상의 영문 논문이 요구되는데, 단순히 게재 숫자를 채우는 것을 넘어 상당한 수준의 품질도 필수적이다. 단순히 게재 수를 채우기 위해 수준이 떨어지는 논문을 출판했다간, 3단계에 걸쳐 학회지와 각 논문의 품질을 철저히 검사하는 심사과정에서 낙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심사에서 한 번 떨어지면 향후 2년 동안 재지원이 불가능하기에 첫 신청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PMC의 심사 기준이 강화된 2014년 이래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국내 학회지의 80% 이상이 탈락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학회지가 국제적인 학회지로 발전하는 첫 관문을 넘었다"면서 "이를 계기로 대한심부전학회와 학회의 각 연구를 해외 연구자들과 그들의 연구에 연결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JHF의 다음 목표는 'SCIE' 등재다. SCIE는 과학·기술 분야 학술지 중 가장 높은 신뢰도와 영향력을 보유했다. 따라서 SCIE는 학술적으로 기여도가 높은 과학·기술 분야의 학회지를 매년 매우 엄격히 심사해 등재목록에 올린다.
이전 국내 학술지의 SCIE 등재 과정을 살펴봤을 때 평균 5년 이상 소요한다. 박 교수는 "IJHF는 이제 3년차에 불과하지만,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최종 종착역이자 질환을 종합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기존보다 심사 속도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한편, 박 교수는 현재도 PMC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타 학회들에 대해선 "학술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면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갖고 시작하고, 그만큼 계획도 전략적으로 잘 짜야 한다"면서 "학회의 회장·이사단에서부터 일반 회원, 학술지 편집위원에 이르기까지 '학회와 학술지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이해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