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찍어 '치매 악화' 확인... 표적치료 길 열려
오늘의 건강
오늘(2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10도까지 내려가며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지겠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0~6도, 낮 최고기온은 2~10도 정도다.
대체로 맑겠으나 서울, 경기, 강원영서, 충남 북부는 저녁부터 점차 흐려지겠다. 제주도는 종일 대체로 구름이 많겠다. 서해상에선 구름대가 만들어져 충남과 전라 서해안 부근에선 아침까지 눈이 오겠다.
오늘의 건강=자기공명영상(MRI) 촬영만으로도 치매 악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국내 한 연구진이 뇌 내 일부 공간 크기로 인지기능 악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입증했기 때문이다. 향후 치매 진행을 저지할 새로운 표적치료도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도 이어진다.
상계백병원 신경과 정승호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정석종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팀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뇌혈관 주위 공간(perivascular space, PVS)의 확장 정도와 인지기능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이란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뇌가 점점 작아지고 중심 부분의 비어있는 공간인 뇌실은 점점 넓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뇌 MRI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뇌손상의 일종으로 여겨지며 뇌출혈,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와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이나 우울증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뇌의 노폐물과 독소를 청소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뇌 노폐물의 일종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 등의 이상 단백질이 제대로 청소되지 않아 쌓이고 침착해 덩어리를 만들면서 서서히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혈관 주위 공간이 커질수록 뇌 신경세포를 손상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부추기는 이상 단백질 등이 뇌 속에 많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의학계는 이런 기전을 추정만 해왔는데, 이번 연구는 그 인과 관계를 입증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뇌 속 아밀로이드 침착을 확인한 208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MRI 뇌사진을 분석했다.
MRI 뇌사진은 알츠하이머 진단 시 찍은 것으로 연구팀은 기저핵(basal ganglia)과 난형중심(centrum semiovale), 해마(hippocampus) 등 3부위를 중심으로 뇌혈관 주위 공간이 확장한 정도를 확인했다.
또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는 종단연구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1년 이상의 간격으로 '간이 정신상태 평가(Mini-Mental State Exam)'를 2회 이상 시행한 알츠하이머병 환자 158명의 MRI 뇌사진도 분석하고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과 인지점수 저하 속도의 관계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난형중심 부위의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가 심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매년 인지점수가 0.58점씩 빠르게 감소했다. 그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추정해왔던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과 인지 저하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는 향후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을 저지하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이번 연구에선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 정도와 아밀로이드의 침착 정도의 관계성을 입증할 순 없었다.
정석종 교수는 "뇌혈관 주위 공간 확장은 뇌 MRI를 찍으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소견"이라며 "향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진료할 때 비교적 간단하게 인지기능 저하 수준에 대한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임상 신경학 분야 최상위 SCI급 저널인 '뉴롤로지(Neurology)' 10월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