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65% 집에서 혈압 안 잰다
집에서 재면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 판별하는 데 유리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 유병률은 이처럼 높지만 혈압 관리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 고혈압 환자 10명 중 6.5명은 집에서 혈압을 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 소속 가정혈압포럼이 30일 30대 이상 고혈압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혈압 측정 인식조사 결과다.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5년 전보다 늘었지만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혈압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방관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심뇌혈관 질환 등 다양한 장기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초기부터 관리를 잘해야 한다. 학회는 "집에서 관리지침에 맞춰 혈압을 직접 측정하는 '가정혈압'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정혈압에 대한 인식은 5년 전보다 개선됐다. 조사 참여자의 65.5%는 가정혈압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답해 2017년 60.6%보다 4.9%p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 가정혈압에 대해 알게 된 루트는 가족 및 주변 지인이 41.4%, 의사 및 간호사가 35%였다.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35.5%였다. 2017년 31.4%보다 증가했지만 64.5%는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지 않고 있어 인식이 많이 개선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혈압을 재는 환자 중 82%는 집에서 측정하는 것이 고혈압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혈압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서(81.4%) ▲혈압 조절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돼서(47.4%)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37.5%) 등이었다.
집에서 혈압을 재지 않는 이유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47.8%) ▲병원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19.5%) ▲번거롭고 귀찮아서(13.8%) 등의 답변이 있었다.
집에서 혈압을 재면 고혈압 관리에 유용하고, 복약 순응도와 치료에 대한 적극성, 혈압 조절률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가정혈압포럼 김철호 회장(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은 "집에서 혈압을 재면 혈압 모니터링을 할 수 있고 백의 고혈압(의사 앞에서 혈압이 상승하는 상태), 가면 고혈압(병원에서 재면 발견되지 않는 고혈압)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는 아침, 저녁으로 하루 두 번씩 가정에서 혈압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식사 전, 약물 복용 전 측정하고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 재도록 한다. 화장실에 다녀왔다면 5분간 휴식을 취한 뒤 측정하고, 측정 전 30분 내에는 흡연 및 카페인 섭취를 금해야 한다. 혈압을 잴 때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은 뒤 위팔의 심장 높이에 커프를 착용해야 한다. 측정치는 꾸준히 기록해두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