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환자, 살을 꼭 빼야 하는 이유(연구)

“비만으로 장이 망가져 새면… 천식·류마티스관절염·치매 등 발병,악화”

비만으로 장에 손상이 생겨 매우 작은 구멍이 뚫리면 독소, 세균이 침입해 천식 등 각종 병을 일으키거나 증상을 악화시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증상이 심한 천식 환자가 살을 꼭 빼야 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으로 장이 망가져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을 일으키면 천식을 일으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때문에 장 내벽에 작은 구멍이 뚫리면 '장 투과성'이 높아지는 장누수증후군(새는장증후군)에 걸린다. 장이 정상일 때와 달리 외부의 각종 독소와 세균(박테리아) 등 해로운 물질이 침입한다. 장누수증후군은 천식 외에도 류마티스관절염과 치매, 노화, 궤양성대장염, 음식물 알레르기 등 각종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의 제1저자인 노팅엄 트렌트대 크리스티나 파렌티 연구원(박사 과정)은 “비만으로 인해 장이 새면 천식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비만-장 투과성 증가-장누수증후군-천식 악화 및 발병의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비만으로 생긴 장 내부의 독소가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강조했다. 천식은 잘 조절되지 않으면 치명적인 천식 발작, 폐 감염, 피로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은 잘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 환자 98명(남성 29명, 여성 69명)의 체중과 장 투과성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남성의 평균 나이는 약 53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약 29(㎏/㎡)였다. 여성의 평균 나이는 약 46세, 평균 BMI는 약 32(㎏/㎡)였다. 연구팀은 혈액 검사로 장 투과성 표지자(마커)인 지질다당류결합단백질(LBP), 칼프로텍틴(calprotectin)과 천식과 관련된 염증 표지자(granzyme-A, IL-5, IL-6, CCL-4)의 수치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천식 환자는 장 투과성 표지자의 수치가 훨씬 더 높았고 몸무게가 늘어날수록 이 수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LBP의 수치(농도)가 높아지면 천식 관련 염증 표지자의 수치도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선행연구인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연구 결과를 보면 복부비만이 있는 사람은 천식에 걸릴 위험이 일반인보다 1.44배 높았다. 전신 비만이 아니라 허리둘레만을 놓고 볼 때 그렇다. 복부 비만과 전신 비만이 함께 있는 사람은 천식에 걸릴 위험이 1.8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렌티 연구원은 “식생활 개선 등으로 장 내벽 기능을 개선하면 비만인 천식 환자의 증상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조절되지 않는 소수의 중증 천식 환자 외에 잘 조절되는 천식 환자 등 다양한 환자를 훨씬 더 많이 모집해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Investigating the effect of obesity on gut damage, systemic inflammation, enhanced asthma severity due to gut derived bacteria, endotoxin)는 최근 열린 영국 '내분비학회'에서 발표됐으며 미국과학진흥회 포털 ‘유레카 얼럿’이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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