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로 암 치료? 유튜브 관련 정보 30%는 거짓

구충제 '펜벤다졸' 자가 처방 영상 조사해 건강 유해 정보들 확인

건강에 유해한 정보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로드되고 있으나 단속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scyther5/게티이미지뱅크]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유튜브'를 통해 올라오는 암 환자의 구충제 처방 영상 30%는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종충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권정혜 교수팀이 28일 국제학술지 ≪의학인터넷연구저널(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발표한 내용이다.

구충제 '펜벤다졸'이 암 대체 치료제로 기능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연구팀은 펜벤다졸 자가 처방 영상 702개를 선별 조사했다. 그 결과, 210개(29.9%)는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었고, 이 중 76.9%는 건강에 유해한 정보를 담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영상들이 계속 업로드되면서 누적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펜벤다졸이 암 대체 치료제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형성하는 잘못된 인프라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온라인에서 건강 정보를 찾고 치료 결정을 하는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지연 혹은 거부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된다.

펜벤다졸은 개를 비롯한 동물에게 사용하는 구충제다. 대한의사협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펜벤다졸이 설령 암 치료에 효능이 있다 해도 아직 증명된 사실이 없으며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펜벤다졸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해 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들이 있다.

연구팀 역시 펜벤다졸의 의학적 효능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잘못된 정보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고, 유튜브 정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유튜브는 '유해한 치료제나 치료법을 홍보하는 콘텐츠' 등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콘텐츠로 분류하고, 이를 발견하면 신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해당 정책을 위반하면 콘텐츠는 삭제되고, 위반을 반복한 채널은 경고 조치를 받게 되며, 경고가 3회 이상 누적되면 채널이 해지된다.

하지만 모니터링, 신고 등에 한계가 있어 유튜브에 올라온 가짜뉴스를 모두 차단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다. 유해한 건강 정보뿐 아니라, 특정 유명인의 건강 상태에 대해 과장,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영상들도 버젓이 올라오고 있다. 조회 수 늘리기 등을 목적으로 이러한 영상들을 업로드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잘못된 정보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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