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DA '패스트트랙' ...승인까지는 먼 길
절차와 대상 질환만 맞으면 지정 …신속허가와는 달라
일부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 FDA의 패스트트랙 제도를 이용해 부풀리기 홍보나 공시로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합성 및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서면서 미국 FDA의 패스트트랙(fast track, 신속심사)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심각한 질환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며, 미충족 수요가 있는 치료법의 개발 및 검토를 촉진하도록 만들어졌다. 각국 보건당국도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거나, 기존에 비해 탁월한 효과가 기대되는 치료법의 개발을 앞당기기 위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개발사가 신청해야 한다.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이후 약물 개발 단계 중 언제든지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FDA는 제출 후 60일 이내에 결정을 내린다.
패스트트랙에 지정되면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의약품 개발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FDA와 자주 회의할 수 있으며, 임상시험 설계 및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등의 사용을 논의하기 위한 서류도 더 빈번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특히 롤링리뷰(Rolling Review) 자격도 부여된다 롤링리뷰는 품목허가 심사에 필요한 서류가 준비되는 대로 제출해 심사받는 것으로 순차 검토라고도 한다. 롤링리뷰가 아닌 일반적인 품목허가 심사는 모든 서류를 한번에 준비해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패스트트랙에 오르면 신약이 곧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일반 투자자자들은 특정 기업이 패스트트랙을 받으면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 제도를 빠른 승인을 위한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패스트'와 'FDA'라는 용어에 의미를 부여해 마치 허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는 듯한 착각을 주는 홍보를 하기도 한다.
승인기간을 단축해 주는 제도는 패스트트랙이 아닌 우선 심사다. 통상의 '일반심사'가 승인 신청 후 10개월 가량의 심사 기간을 거치지만 우선심사의 경우 6개월로 줄어든다.
패스트트랙은 이론적 근거 혹은 비임상 결과 등에서 우수한 효과가 나와도 지정이 가능하지만, 우선심사는 초기 임상에서의 유의미한 평가지표를 통해 기존 치료법에 비해 유효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지정이 가능하다.
패스트트랙은 제출자료 검토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이고, 우선심사는 개발된 품목에 대해 신속 허가를 진행하는 제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중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고 의약품 개발과 허가를 진행중인 곳은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HM15211'가 2020년 7월, 단장증루군 치료제 후보물질 ‘HM15912’가 2021년 4월,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 'HM43239'가 미국 FDA로부터 2022년 5월 미국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DWN12088’가 2021년 7월 미국 FDA 페스트 트랙으로 지정받고 개발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외에 일부 업체들인 개발중인 의약품을 미국 FDA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지정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 10월 미국 FDA에 자폐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SB-121’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을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지정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5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개발한 'CP-COV03'를 원숭이 두창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FDA에 패스트트랙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자료를 내지만 이후 후속 홍보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지난 8월 개발 중인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PBP1510’을 하반기 미국 FDA에 패스트트랙을 하반기에 신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신청여부와 관련된 공시나 홍보자료는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업체들의 미국 FDA 패스트트랙 지정 추진 관련한 홍보 및 보도자료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과 관심을 끌며 주가 상승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얼마 안가 주가 띄우기성 홍보 자료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피해를 보는 투자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