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10% 줄여 당뇨병에서 해방 가능”(연구)
하루 850칼로리 처방식 다이어트 3~5개월…지방간 44% 줄여
처방식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10% 이상 줄이고 지방간 수치도 크게 낮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증상을 크게 누그러뜨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팀은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출신의 18~65세 제2당뇨병 환자 23명에게 3~5개월 동안 처방식(완전 대용식)을 하루 약 850kcal 섭취하게 했다. 영국에 살고 있는 이들 참가자는 당뇨병을 4년 이상 앓았고 체질량지수(BMI, 단위 ㎏/㎡)는 25~45(정상은 25 미만)였다. 연구팀은 이들의 간 지방 함량을 자기공명분광법(MRS)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체중이 전반적으로 크게 줄었고, 약 43%는 당뇨병 증상이 완화(remission)된 것으로 나타났다. 완화(관해)는 암을 비롯한 각종 병의 증상·징후가 줄어들거나 사라진 상태다. 식이요법을 쓰지 않은 대조군(12명)의 제2당뇨병 증상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의 간에 쌓이는 나쁜 지방을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참가자 가운데 35%의 체중이 10% 이상 감소했다. 이들의 간 지방 함량(간에서 차지하는 지방의 무게)은 평균 15.3%에서 평균 8.6%로 거의 절반 줄었다. 참가자는 치료제를 전혀 쓰지 않았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글래스고대 나비드 사타르 교수(심혈관·대사건강)는 "영국 백인에게 적용한 식단이 남아시아 사람들에게도 똑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체중과 간의 지방 함량을 줄이면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이 병에서 해방되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4억명 이상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환자 약 4명 중 1명꼴은 남아시아 출신이다. 이들은 영국 등 유럽의 일반 백인보다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더 높고, 체질량지수가 더 낮고, 더 젊은 나이에 발병한다.
앞서 연구팀은 다른 연구(DiRECT)에서 특정 증거기반 체중관리 프로그램(Counterweight-Plus)을 활용해 10kg 이상의 체중 감량이 어떻게 1년 뒤 당뇨병 증상의 완화로 이어졌는지 보여줬다. 영국인 가운데 백인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지 6년 미만에 그친 환자 가운데 약 70%의 당뇨병 증상이 완화됐다. 전체 참가자의 약 46%에서 당뇨병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랜싯 지역건강-동남아(The Lancet Regional Health - Southeast Asia)≫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소개했다.
한국인에게 권장되는 하루 칼로리 섭취량(성인 기준)은 남성 2500kcal, 여성은2000kcal이다. 하루 800~900kcal를 섭취하는 것은 상당히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