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이것' ... 아이 뇌에 악영향 (연구)
소량 알코올도 태아 뇌 구조 형성 지연
태아가 자궁에 있는 동안 엄마가 소량의 알코올을 마셔도 뇌 구조에 악영향을 받아 인지 및 언어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릴 북미방사선학회 연례학회에서 소개될 오스트리아 빈대 의대 연구진의 발표문을 건강의학 전문지 ‘헬스데이’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임신 22~36주의 임신부 24명의 뱃속에 있는 태아의 뇌 성숙도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추적했다. 이들 중 17명이 일주일에 1잔 미만의 알코올을 마셨다. 일주일에 3명은 1~3잔, 2명은 4~6잔, 1명은 14잔 이상을 마셨다.
태아MRI 분석 결과 이들 임산부의 태아는 대조군 태아에 비해 ‘총 성숙도 점수’가 낮았다. 특히 사회적 인식, 시청각통합, 언어인식에 관여하는 측두엽상층고랑(STS‧측두엽의 2개 고랑 중 윗고랑)의 발달이 뒤처진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빈대 의대의 그레고르 카스프리안 교수(방사선학)는 “측두엽과 STS에서 가장 큰 변화를 발견했다”면서 “적은 양의 알코올도 어린 시절 언어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선의 플라스틱 피복처럼 신경세포를 감싸주는 미엘린 수초의 형성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엘린 수초는 신경세포를 보호해 정보가 더 빨리 전달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출생한 아기의 뒤집기(생후 15주 무렵)와 배밀기(생후 3개월 무렵) 그리고 언어처리에 잠재적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 노출은 또 대뇌피질의 주름을 형성시키는 뇌회전화(gyrification)에도 영향을 끼친다. 연구진의 한 명인 빈대 신경방사선학과 파트릭 키에나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낮은 수준의 알코올 섭취도 뇌 발달의 구조적인 변화와 뇌 성숙의 지연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임신부는 알코올 섭취를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를 검증하기 위해선 “태아 상태에서 검사를 받은 아기들이 태어난 뒤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만으로도 적은 양의 알코올이 어린 시절의 인지발달과 언어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강력하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제시된 연구결과는 동료 검토 저널에 발표될 때까지 예비적인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