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 사인은 물'...저나트륨혈증이란?
신장 기능에 이상 초래
‘쿵후의 전설’로 알려진 중국계 미국인 영화배우 이소룡(리 샤오룽)이 물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저나트륨혈증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소룡은 1973년 33세로 요절했다.
당시 부검 결과 이소룡의 사인은 뇌부종이었다. 의사들은 진통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소룡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중국 폭력단 암살, 질투심 많은 연인의 독살, 저주의 희생자 등 소문이 분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한 의사 연구팀이 연구 결과 이소룡이 저나트륨혈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Who killed Bruce Lee? The hyponatraemia hypothesis)를 ‘임상 신장 저널(Clinical Kidney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는 신장(콩팥)이 과도한 물을 배설할 기능을 상실해 이소룡이 사망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나트륨혈증은 신체의 체액 균형에 필요한 혈액 속의 나트륨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을 의미한다. 불균형 증상이 발생하면 뇌 세포를 포함해 신체 내 세포가 부풀게 된다.
연구팀은 “이소룡이 생전에 갈증을 높이는 대마초를 피워 다량의 액체를 마시고 있었으며 처방약 및 술 등 여러가지 신장 기능 저하 요인을 포함해 저나트륨혈증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소룡의 전기를 쓴 작가인 매튜 폴리는 이소룡이 사망한 날 저녁에 반복적인 물 섭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소룡이 충분한 물을 배설하지 못하는 특정 형태의 신장 기능 장애로 사망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며 “과도한 수분 섭취가 소변으로 배설되지 않으면 저나트륨혈증, 뇌부종 및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이소룡의 사망 타임라인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소룡은 대마초를 자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마초는 갈증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물을 마시도록 유도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나트륨혈증은 무엇?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물이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신부전(콩팥 기능 저하), 심부전(심장 수축 기능 저하), 간경화,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기능저하증 등을 앓는 환자는 물을 함부로 많이 마시면 안 된다. 담당 의사의 지시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
한국영양학회는 성인 남성(19~49세)의 하루 수분 섭취량을 2500~2600㎖로 정해 놓았다. 이 양은 물뿐만 아니라 음식을 통해 몸 안으로 받아들이는 총수분량을 말한다. 실제 필요한 물의 양은 본인의 키, 체중, 나이, 활동, 건강 상태 및 날씨에 따라 다르다.
전문의들은 “신부전 등 특정 질환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물을 많이 마시면 대부분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으로 그치지만, 일부는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명 ‘물 중독’으로 일컫는 저나트륨혈증은 혈류의 나트륨 및 전해질 수치를 비정상적으로 떨어뜨려 발작, 혼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