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상 함께 받는 아산·삼성 병원 직전 원장은 절친?
[오늘의 인물] 유한학술상 이상도, 권오정 전 원장
한 사람 손을 들 수가 없었다. 제44회 ‘유한 결핵 및 호흡기학술상’은 라이벌이자 절친인 두 거물 의사에게 함께 돌아갔다.
유한양행과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 학술대회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정기총회에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직전 원장이었던 권오정, 이상도 교수에게 이 상을 공동 수상(授賞)했다고 이튿날 밝혔다.
서울대 의대 76학번 동기동창인 두 교수는 우리나라 호흡기내과학의 태두로서 서울대병원장과 삼성서울병원장을 거치며 대한민국 의료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린 스승 고(故) 한용철 삼성의료원 명예원장과 닮은 길을 갔다. 한 사람은 적자의 길로, 한 사람은 에움길로 학문과 병원 경영에서 최고에 올랐다는 것은 다른 점이다.
권 교수는 서울대병원 전임의로 재직하다 한 명예원장을 따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긴 개원 멤버. 성균관대 의대 학장, 삼성서울병원 기획실장을 거쳐 2015년 10월부터 6년 동안 원장으로 근무했다. 장모가 소설가 고 박완서, 형이 권오곤 전 국제재판연구소 재판관이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로 근무하다가 충북대 조교수로 옮겨야만 했지만 서울아산병원이 개원하면서 스카우트돼 국내 최대병원에 입성했다. 그는 이 병원의 홍보실장, 기획실장, 진료부원장을 거쳐 2017년부터 3년 동안 원장으로 재직하며 세계적 병원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했다.
두 사람은 모두 겸손하고 경청하는 리더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권 교수가 온화하고 친절하게 환자와 동료 의사를 대하는 스타일이라면 이 교수는 주위 사람과 술자리도 마다않으며 소탈하게 어울리며 추겨주는 스타일이라는 점이 다소 다르다. 권 교수가 삼성, 이 교수가 현대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원장 시절, 권 교수가 병원의 위기를 해결하며 안정화시켰다면, 이 교수는 조용히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해나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학문적으로 권 교수는 폐암의 조기발견과 다재내성결핵 및 광범위내성결핵 치료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며 ‘비결핵성 항산균’ 연구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 및 연구의 대가로서 국내에 폐동맥고혈압의 위험을 알리고 진료영역을 넓힌 선구자로서 역할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