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음주운전에.. 두 딸 위해 ‘투잡’ 뛰던 가장 숨지다

[김용의 헬스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에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
“두 딸의 학원비 때문에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다 귀가하던 길이었는데…”

음주운전이 한 가정의 행복을 또 다시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지난 7일 새벽 3시30분쯤 광주광역시의 한 횡단보도에서 대리운전을 마치고 귀가하던 40대 남성 A씨가 30대 남성이 운전하던 차에 치어 숨졌다. 운전자는 운전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174%의 만취 상태였다.

아내와 초등학생 두 딸을 둔 A씨는 낮에는 자동차 판매장에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야간 대리기사로 ‘투잡’을 뛰던 억척 가장이었다. 두 딸의 영어·피아노 학원비를 벌기 위해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했다. 귀가해 잠깐 눈을 붙이고 다시 출근하는 고된 일상을 반복했다. 몸은 늘 피곤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던 자상한 남편이자 아빠였다. 이 행복했던 집안은 만취 운전자에 의해 한 순간에 울음바다가 됐다.

제대를 불과 5개월 앞둔 현역 군인이 지난 11일 도로에서 해안경계작전 중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탈 없이 군 생활을 마치기 위해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던 군인이 허망하게 음주운전에 희생된 것이다. 자식을 군에 보내고 마음 졸이던 부모의 심정이 오죽했을까… 아들의 제대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던 어머니는 난데없는 음주운전 사망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음주운전을 한 사람은 그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서도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다름없다. ‘미필적 고의’란 행위자가 범죄의 발생을 적극적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기의 행위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행한 경우를 말한다. 음주운전자의 경우 사망사고를 내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음주운전을 말리지 않은 단순 음주운전 방조죄는 1년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술자리에 가면서도 차를 가져가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대리운전을 부르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술자리 참석자들이 모두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하면 모두가 방조자가 될 수 있다. 운전자가 실제로 대리운전을 불렀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기분 좋게 취한 모임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엄청난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중들의 사랑으로 먹고 사는 유명인, 연예인들은 음주운전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노래를 들어주고 연기를 봐주었던 시민들이 음주운전의 피해자가 되게 해선 안 된다.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었던 평범한 시민이 생명을 잃거나 불구가 될 수 있다. 단란했던 한 가정이 음주운전 한 번으로 풍비박산이 될 수 있다. 방송인 박명수가 얘기했듯이 음주운전은 ‘버릇’이다. 음주운전 상습범도 여러 명이다. 이들 음주운전 상습 연예인이 시나리오처럼 ‘자숙 기간’을 거쳐 슬금슬금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다시 환한 웃음으로 시청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보행자가 도로를 건널 때 발생한 사고가 전체 사고의 절반에 가까운 42.6%라는 보고가 있다. 횡단보도 사고도 전체 보행자 사고의 10.1%나 된다. 파란불이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음주운전자는 야간에 횡단보도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더라도 보행자는 왼쪽에서 차량이 오는 것을 주시하며 건너야 한다. 횡단보도는 오른쪽 부분으로 걷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 보행자 기준으로 볼 때 차가 왼쪽에서 오기 때문에 차와 거리가 더 멀어져야 안전거리가 확보될 수 있다.

벌써 송년회 시즌이다. 술 약속을 잡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송년회에는 음주운전 시빗거리를 아예 만들지 말자. 연예인이라면 95세까지 활동한 고 송해 선생의 가르침을 되새기자. 그는 상당한 재력에도 불구하고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았다. 강남 도곡동 자택에서 종로 송해길(낙원동) 원로연예인 사무실까지 지하철로 매일 출퇴근했다. 기사 딸린 자가용 대신에 그 돈으로 은퇴 연예인들을 위한 사무실 운영경비로 썼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새벽까지 일하던 가장을 쓰러뜨린 사고는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음주운전은 행복했던 가정이 산산이 부서져 흩어지게 할 수 있다. 오늘도 술 약속이 있다면 내 가족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내 가족도 음주운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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