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세포, 굶겨죽여라”…저단백 식사 효과
결장암 66.4%, 직장암 33.6%...증가 추세 결장암 치료에 희소식
대장암 가운데 약 70%를 차지하는 결장암 환자가 치료 초기에 단백질 섭취를 확 줄이면 암세포가 무더기로 굶어 죽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연구팀은 결장암 환자가 화학항암요법, 방사선요법 등으로 치료받으면서 단백질 섭취량을 줄이는 저단백 식단을 1~2주 유지하면 암세포가 대량 사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장암에는 결장암과 직장암이 있다. 결장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6년~2000년 49.5%였던 것이 2011~2015년에는 66.4%로 크게 늘어났다. 이 기간의 직장암 비율은 50.5%에서 33.6%로 줄었다. 식습관의 서구화(당분, 가공육, 적색육, 정제한 곡물 등 섭취)와 비만이 큰 원인이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미시간대 의대 야트릭 샤 교수(생리학·로겔암센터)는 “결장암 환자가 항암 치료 초기에 식습관을 바꿔 단백질 성분인 아미노산 섭취량을 줄이면 암세포들이 어쩔 줄 모르고 쩔쩔매게 된다”고 말했다. 저단백 식단은 결장암 세포를 굶주리게 하고 항암제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는 세포 실험과 생쥐실험에서 확인됐다.
세포가 살아서 성장하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다. 세포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소 감지 분자’ 가운데 하나는 특정 단백질 복합체(mTORC1)다. 이 물질은 세포 성장(근육량의 조절과 근육세포의 분화)의 주요 조절인자다. 세포가 다양한 영양소를 감지해 성장·증식할 수 있게 해준다. 영양소 공급량이 줄면 이 물질은 영양소를 감지하는 기능을 낮추고 특정 단백질 복합체를 아예 끈다. 연구팀은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없으면 엄청난 규모의 세포가 사멸할 수 있으며 이는 저단백 식단이 암을 성장시키는 주요 조절인자를 움직이는 영양소의 신호 경로를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암 환자가 저단백 식사를 하면 근력이 뚝 떨어지고 몸무게도 줄기 때문에, 단백질이 부족한 음식을 암 환자에게 장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구팀은 앞으로 아미노산 섭취를 제한하는 치료 기간을 최적화하고, 저단백 식사를 하는 데 가장 좋은 치료 시기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기법의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 연구 결과(Dysregulated amino acid sensing drives colorectal cancer growth and metabolic reprogramming leading to chemoresistance)는 국제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