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월드컵에 미칠까?
[이성주의 건강편지] 뜨거운 월드컵, 후끈한 축구
지구라는 행성은 4년마다 미칩니다. 뜨거워지고 흔들흔들거립니다. 올해는 뜨거운 사막 위에서 에어컨을 틀고 시작해서 함께 달아오릅니다. 지구 곳곳이 뜨거워집니다.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왜 축구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걸까요? 축구를 잘 한다고 그 나라 국민을 존경하는 것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함께 축구에 미칠까요? 유전자에 내재된 공격성이 ‘예술의 모습을 띤 전쟁’으로 치환돼서일까요, 축구의 꽃인 월드컵이 민족주의, 국가주의의 역사와 발맞춰가서일까요? 축구가 삶의 온갖 양상을 직간접 반영하기 때문일까요?
월드컵은 1930년 제1회 대회부터 광란이었습니다. 어릴적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엑토르 카스트로가 활약한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했을 땐 아르헨티나 국민이 우루과이 대사관을 공격해 두 나라가 한동안 단교했지요. 1946년 제4회 대회에서는 개최국 브라질이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게 지자 수십 명이 목숨을 던졌습니다. 1968년 제9회 멕시코월드컵 지역예선 때에는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축구전쟁’을 벌여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지요. 전쟁 와중에 아폴로11호의 달 탐사를 보기위해 하루 쉬고 다시 전쟁을 했다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공교롭게도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1, 4회 대회 때 각각 좌절시켰던 우루과이가 태극호의 첫 상대입니다. 객관적 전력으로는 우리보다 한 수 위라지만, “축구는 합리적 스포츠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공은 둘글다”는 미셀 플라티니의 말마따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요.
벤튜 감독이 우리 팀 색깔을 만드는데 실패해서 최악의 결과가 예상된다지만, 많은 분들이 우리는 예선 탈락이야, 하면서도 가슴 속으로 뜨겁게 응원하겠죠?
축구는 위대한 선수와 멋진 선수들의 팀워크로 이루는 것. 얼굴 보호대를 쓴 손흥민이 팀의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위대한 선수로 도약하고, 김민재를 축으로 연결된 철벽 수비에 신성 이강인의 컴퓨터 패스가 일을 낼지도 모르지요. “축구는 스타가 아닌 팀이 하는 것”이라는 펠레의 말처럼, 우리 팀이 강한 투지로 함께 뭉쳐서 가라앉은 국민에게 생기를 불어넣기를….
▼월드컵과 축구에 대한 명언들▼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에 월드컵은 좌절감 자체였다. 그러나 월드컵에선 성공을 위한 어떤 공식도, 레시피도 없다. -카카
○월드컵은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검증하는 매우 중요한 길이다. 위대한 선수를 테스트하는 대회다. -펠레
○인간의 도덕과 의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축구에서 배웠다. -알베르 카뮈
○사람들은 축구가 생사의 문제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이런 의견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축구는 생사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빌 샹클리(스코틀랜드 출신의 전설적 리버풀FC 감독)
○모든 것이 무너져도, 우리에게는 축구가 있다. -가브리엘 바티스투다
○공은 둥글고, 경기는 90분이나 진행한다. -제프 헤어베어거
○강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프란츠 베켄바우어
○힘이 드는가? 하지만 오늘 걸으면 내일 뛰어야 한다. -카를레스 푸욜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모든 선수가 완벽하게 플레이를 펼치면 스코어는 언제나 0대0이다. -미셀 플라티니
○포기하면 그 순간이 곧 경기의 끝이다. –마크 오베르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