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 떨리고 자세 불안정?... 파킨슨병 의심
통증과 운동 증상에 더해 우울증과 불안, 수면장애로 고통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국내 유병률은 10만 명당 약 225명 정도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인데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수는 2010년 6만 1565명에서 2021년 11만 6504명으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파킨슨병은 떨림과 근육경직, 자세 불안정 증상부터 통증과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와 함께 파킨슨병의 치료 현황 및 한의학에서의 단계별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중뇌 흑질 신경세포의 파괴로 도파민 분비 이상으로 발생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 흑질의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흑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안정 시에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져 걸음을 걷기도 어려워진다.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들이 진행되면 환자들은 독자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사회활동 제한이 생긴다. 통증과 우울증, 불안, 인지장애, 수면장애, 변비, 기립성 저혈압 등 운동과 관련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삶의 질 개선이 최우선
현재 파킨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증상을 조절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킨슨병 치료의 표준요법으로 사용하는 레보도파 보충요법 마찬가지다. 치료 중에도 자세 불안정과 동결보행, 언어장애, 피로, 통증, 자율신경장애 등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아 환자와 가족들의 고충이 크다.
세계 각국에서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기존의 약물치료 이외에 다양한 보완·대체요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중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치료법은 침치료과 한약을 포함한 한의학적 치료법이다.
질병 진행 지연, 증상 개선하는 '한의학' 치료
파킨슨병 관리에 있어서 한방치료의 역할은 ▲질병 진행을 지연 ▲파킨슨병의 운동증상 및 비운동증상을 개선 ▲도파민과 동시 사용해 시너지 효과 등으로 환자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준다.
한의학적 치료는 중뇌 흑질에 존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아 파킨슨병의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5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침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를 통해선 침・약침치료가 운동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 잡기와 보행속도를 개선하는 것도 확인됐다.
특히 균형장애와 보행장애로 인해 매년 46~68% 정도 발생하는 낙상은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사망률 증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한방치료가 자세 불안정과 보행장애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더불어 한약물 치료로 소화장애와 삼킴장애, 인지기능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다양한 비운동 증상 완화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의 표준치료제인 도파민과 한방치료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을 복용하면서 침치료나 한약물 치료를 동시에 받으면 적은 양의 도파민으로 동일한 증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고, 이상운동증 같은 도파민 보충요법의 부작용도 줄일 수 있었다.
파킨슨병의 단계별 한방치료법
파킨슨병에 대한 한방치료는 초기 상태에서 진행을 억제하는 것에서부터 다양한 증상들을 조절, 질병이 더 진행되어 균형 조절이나 보행 불편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효과적으로 파킨슨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인별 질병의 상태나 일상생활, 삶의 질 등을 고려해 치료받아야 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진행 경과에 따른 한방치료는 3단계로 나뉜다.
1단계: 표준치료인 도파민 보충요법을 통해 증상이 잘 조절되고 있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1~2주에 한번 방문 치료를 진행하며 질병의 진행 억제 및 증상 관리를 중심으로 치료한다.
2단계: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과 경직, 변비, 피로, 무기력, 통증 등의 증상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주 2~3회 방문 치료를 진행하며 적극적인 증상 개선을 통한 불편감 해소하는데 목적이 있다.
3단계: 균형조절장애로 인한 보행장애, 낙상 위험 환자가 대상으로 입원집중치료가 필요하다. 입원 후 균형 및 보행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