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하는 심폐소생술 29%...생존율 2배 높여
골든타임 놓치면 안 돼...코로나 시국에도 시행률 증가
이태원 참사 당시 구급대원, 의료인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심폐소생술(CPR)에 적극 참여했다. 이는 시민의식이 돋보인 예외적 사례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시행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1년 기준,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3만3235명이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멈춘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빨리 시행할수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15일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64.7명의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 수가 매년 늘고 있다. 여자(47.2명)보다는 남자(82.4명)에서 발생률이 높고, 연령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한다. 70대는 199.2명, 80대 이상은 513.5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발생률이 매우 높다.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입원 후 생존 상태로 퇴원한 비율은 7.3%,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뇌기능이 회복된 상태로 퇴원한 비율은 4.4%였다. 생존율은 40대와 50대가 각각 14.1%와 14.0%로 높았고, 뇌기능회복률도 이 연령대가 10.2%, 10.1%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일반인이 시행하는 심폐소생술을 받은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2021년 기준 28.8%다.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 생존율은 11.6%로, 시행하지 않았을 때(5.3%)보다 2배 이상 생존율을 높였다.
사람 간 '밀접' 환경을 최소화한 코로나 시국에서도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올라갔다. 2008년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1.6%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 이르러 10%를 넘어섰고, 코로나 전인 2019년에는 24.7%가 됐다. 코로나 이후인 2020년 26.4%, 2021년 28.8%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한림대 의대 응급의학과 조규종 교수(대한심폐소생협회 기본소생술 위원장)는 "일반시민이 급성심장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비율이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도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심장정지 환자를 인지하고 신고한 뒤 119구급대원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의 골든타임은 흘러간다. 환자의 가슴을 계속 압박해 그 사람의 심장 역할을 대신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때는 우선 환자의 의식이 있는지 확인하고 반응이 없을 땐 호흡을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호흡이 없다면 심장정지가 발생한 상태이니, 깍지를 낀 두 손으로 가슴 중앙을 압박하도록 한다. 성인 기준 분당 100~120회 이상의 속도로 5cm의 깊이로 시행한다. 그 다음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올린 뒤 코를 막고 입으로 숨을 불어넣는 인공호흡을 1초간 2회 시행한다. 30회의 가슴압박과 2회의 인공호흡을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