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생리주기, 심장 건강 적신호 (연구)
들쭉날쭉하거나 긴 생리주기....심장병 걸릴 위험 더 높아
불규칙하거나 긴 생리 주기를 가진 사람들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0일 이상의 주기를 가진 사람들 또는 생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은 심장 질환의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한 생리 주기가 심장병을 유발하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심장병을 일으키는 다른 건강 문제의 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약 14~25%가 불규칙한 생리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하버드대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원인 이신 왕 교수는 “예방 의학의 관점에서 만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사람들을 식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리 주기, 심장 질환 위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팀은 연구 초기에 평균 나이가 37.7세인 8만 명 이상의 여성들의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들은 14세 이후 자신들의 생리 패턴을 보고했다. 이들은 24년 동안 2년마다 후속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생리 주기가 평균적으로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비롯해 관상동맥 질환, 심장마비, 뇌졸중을 경험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8만 630명의 참여자 중 1816명이 46세 이전에 심장병이 발생했다. 연구 결과는 불규칙한 생리주기, 생리가 없거나 더 긴 주기를 보고한 여성들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보고한 참여자들에 비해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가 없는 참여자들은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15%에서 40% 사이에 이른다. 이같은 위험은 29~46.2세 사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26~31일 사이의 생리 주기를 보고한 사람들과 비교해 긴 주기를 가진 참여자들은 심장 질환에 걸릴 위험이 30~44% 더 높았다.
불규칙한 생리 주기와 심장병 사이의 연관성은 명확하지 않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피츠버그대 사마르 엘 쿠다리 박사는 “호르몬이 일정한 역할을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특히 20~30대에 생리 주기에 변화가 생기면 뇌와 뇌하수체 사이를 흐르는 호르몬의 기능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것.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심혈관을 포함한 여러 신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에스트로겐이 심장 건강을 보호하는 호르몬이라고 말했다. 생리 주기가 길수록 배란 빈도가 떨어지고 에스트로겐 생산량도 줄어든다. 생리 간격이 긴 사람들은 심혈관 보호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심장병을 넘어 만성 질환의 위험
왕 교수에 따르면 불규칙한 생리 주기는 심장질환을 넘어 만성질환의 위험을 나타낼 수 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PCOS)과 자궁내막증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비정상적 생리주기를 경험한다. 이러한 조건에 관련된 호르몬 기능 장애, 혈압 증가,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심장병과 암의 위험 증가에 책임이 있을 수 있다.
새로운 연구는 운동 부족, 잘못된 식단, 흡연, 비만이 불규칙한 생리와 관련이 있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를 재입증했다. 따라서 심장질환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건강한 생활방식을 선택하고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연구는 학술지 ‘JAMA’에 발표됐다. 원제는 ‘Menstrual cycle regularity and length across the reproductive lifespan and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