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힘주다 기절, 왜?
심장신경성 실신은 3% 확률
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의식을 잃은 적 있는가? 잠깐 동안의 실신이지만 건강에 큰 이상이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우려하게 된다.
실신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수십 초 내에 저절로 의식이 회복되는 증상으로 간질이나 돌연사와는 다르다.
건강한 사람도 실신한다. 대변을 보다 힘을 주는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있을 경우, 더운 곳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 심한 기침이 일어날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평소 지병이 없는데 기절을 했다면 심장신경성 실신(미주신경성 실신)일 가능성이 크다. 심장신경성 실신이 전체 실신 중 가장 흔하며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 심폐질환에 의한 실신, 신경계 실신 등이 있다.
심장신경성 실신은 성인 가운데 3%가 일생 중 한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심장 자체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나, 외부적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자율신경계에 불균형이 생겨 심박수가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져 의식을 잃는다.
신경계는 내장이나 혈관처럼 몸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장기의 기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자율신경계에는 활기 있는 움직임을 돕는 교감신경과 반대의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이 있는데 이들의 균형이 깨지면 자율신경의 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소변이나 대변보다가 실신, 큰일일까?
화장실에서 대변이 아닌 소변을 보다 가도 실신할 수 있다. 방광이나 장에는 부교감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다. 이 때문에 배뇨나 배변 시의 자극으로 부교감신경이 흥분해 실신하기 쉽다. 힘든 운동을 한 직후나 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을 때도 신경계가 착각을 일으켜 실신할 수 있다.
심장신경성 실신은 생명에는 큰 지장 없다. 다만 의식을 잃어 넘어지면서 다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배변 시 실신하는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변이나 대변을 참지 말고 신호가 오면 화장실에 가고, 힘을 너무 많이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신 예방을 위해서는 탄력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장기간 서 있는 것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지 않도록 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와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신 증상이 빈번하거나 특별한 자극 요인 없이도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 운전 등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 업무를 하는 경우, 다른 신체 증상과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병원을 방문해 증상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