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고립 당시 갖고 있던 커피믹스를 조금씩 밥처럼 나눠 먹고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면서 서로 다독이며 버틴 것으로 알려졌다. 방종효 안동병원 신장내과 과장은 5일 “두 분이 커피 믹스를 30포 갖고 계셨는데 구조가 이렇게 늦어질지 모르고 사흘에 걸쳐 식사 대신 드셨다고 하는데 (생존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소방본부와 의학계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의 삶에 대한 의지와 생존계획의 실천 △비닐로 천막을 치고 모닥불을 피울 수 있었던 환경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 △소방본부와 육군 시추대대 등의 구출 노력 등과 함께 작업 시 들고 갔던 커피믹스가 기적을 일으키는 ‘비상식량’ 역할을 돈독히 한 것이다.
방 과장은 "두 사람 모두 건강에 큰 문제 없이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면서 "사흘 이후 물로 연명했으므로 죽부터 소량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에게 비상식량 역할을 한 커피믹스는 칼로리가 높고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1 봉지는 50kcal다. 또 나트륨 5mg, 지방 1.6g, 탄수화물 9g, 당류 6g, 포화지방 1.6g이 들어있다.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1개는 45kcal다. 나트륨 5mg, 탄수화물 8.0g, 당류 5.1g, 지방 1.5g, 포화지방 1.5g이 들어있다.
성인 남성은 하루에 약 2000kcal를 섭취해야 하는데, 커피믹스가 극한 상황에서 체온을 유지시키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커피믹스는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는 적이고 너무 많이 먹으면 내장비만과 각종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면서 "이번 사고처럼 인체에 에너지가 극도로 필요한 때 생명수 역할을 할 수도 있으며 단기간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