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불안도 전염될까?

불안도 전염된다. 우리 뇌에 있는 거울뉴런(mirror neurons)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뇌세포 때문이다.거울뉴런은 우리가 직접 행동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을 목격할 때에도 활성화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태원 참사로 많은 국민이 공포, 공황, 우울, 무력감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 안전망 체계의 부재로 곳곳에 불안감마저 떠돈다. 불안은 전염되어 더 큰 불안을 낳는다.

제각기 다른 증상을 보이는 불안은 어떻게 전염되는 것일까?

뇌 구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뇌에는 거울뉴런(mirror neurons)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뇌세포가 있다. 거울뉴런은 우리가 직접 행동할 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을 목격할 때에도 활성화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망치질을 하다 실수로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치는 걸 볼 때 우리 몸에서도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압사 참사에 대한 트라우마도 이런 방식으로 더 크게 전파될 우려가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전염된다는 건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2017년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긴장한 채 발표를 하는 사람을 볼 때 사람들의 심박수가 상승했다. 외부 상황으로 인해 불안이 높아질 때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미국 건강정보 매체 ‘헬스닷컴(Health.com)’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소개한 불안이 전염될 때의 마음 대처 방법이다.

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하게 한다
지인이나 친구와의 편안한 저녁식사를 기대한 자리에서 상대방이 정치 이야기로 열을 올리거나, 이번 참사의 본질과는 다른 이야기로 불안감을 조성할 때, 친구의 관점을 인정하되 대화는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본다. 주제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된다. 대화에서 나도 발언권이 있음을 기억한다.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
감정을 의식했을 때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건 감정을 조절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불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을 마주하고 그 이유를 명확하게 하면 감정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벗어난다
자신이 그 상황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사진으로 남기려는 것처럼, 그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분리하고 그 위를 떠다니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그 동안에는 모든 판단을 내려놓는다. 깊게 심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교감신경계가 진정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행동한다
마음 속에서 불안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이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만약 대답이 ‘아니다’라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그 일을 놓아주는 상상을 한다. 만약 대답이 ‘그렇다’라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면 된다. 예로 뉴스를 많이 볼수록 불안해진다면 휴대전화의 뉴스 알람을 해제하거나 SNS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도록 한다. 이렇게 작은 행동도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불안의 방향을 튼다
친구가 어려운 일을 겪고 있으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다. 그런 상황에서 몇 시간씩 함께 앉아 문제에 대해 곱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함께 운동을 한다든지 저녁식사를 준비한다든지,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계획해보자. 이렇게 무기력함을 떨치고 나면 나중에 그 일을 마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불안을 좋은 것으로 본다
스트레스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 스트레스를 도움이 되며 활력을 주는 원동력으로 보는 사람은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더 나은 느낌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불안한 마음이 들려고 할 때 보통 첫 번째 반응은 부정적이다. 그보다는 불안을 다르게 표현해보자. 무언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 위해 정신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라.

명상을 일상화한다
마음을 조용하게 하면 감정지능, 자기인식, 자기조절, 판단 없이 받아들이는 능력이 향상된다. 현재에 마음을 두는 사람(mindful people)들은 타인의 스트레스에 덜 민감하다. 시간이 없다면 아침에 제일 먼저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 짧게라도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긴 시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매일 실천하는 데 의의를 두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을 움직인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은 얕아지며, 손바닥에는 땀이 나고, 우리 몸은 싸움-도주 모드로 전환된다. 이렇게 아드레날린이 치솟을 때에는 이를 이용해 활동적인 일을 해보자. 꼭 장거리 마라톤이나 힘든 운동일 필요는 없으며, 어떤 신체활동이든 도움이 될 것이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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