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각광…암치료 보조요법 격상 코앞?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국제학회에서 적극 논의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이요법의 하나인 ‘간헐적 단식’을 암 환자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미국과학진흥회가 운영하는 포털 ‘유레카 얼럿’은 최근 스페인 국립암연구소(CNIO)에서 열린 ‘식이, 영양 및 암에 관한 국제학회’에서 간헐적 단식을 암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뤘다고 전했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나빌 드호우데르 박사는 “오늘날 가장 흔한 종양, 특히 위장암, 호르몬 의존성 유방암, 전립샘암 등의 밑바탕에 식습관이 자리 잡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위장관암은 식도, 위, 소장, 대장 등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호르몬 의존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70%를 차지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장수연구소장인 발터 롱고 교수(노인학·생물학)는 “그동안 암과 싸우기 위해 단식과 비슷한 전략을 연구해 좋은 성과를 냈고, 이제 종양 전문의들이 표준요법과 함께 이 전략의 활용을 고려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암 치료 분야에서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식이요법이 암 발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영양을 활용하는 식이요법은 암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의 수단으로 쓰일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생쥐실험 결과에 의하면 항암 화학요법에 앞서 간헐적 단식을 하면 심장세포가 자가소화활동(autophagy)을 지속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이 경우 간헐적 단식은 24시간 동안 물만 마시고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말했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드호우데르 박사는 “식이요법으로 암을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라, 정확한 영양 전략으로 암 치료를 보완하는 것”이라며 “영양에 바탕을 둔 새로운 치료법이 암의 표준 치료법과 통합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롱고 교수는 저서 ≪장수 식단(The Longevity Diet)≫에서 간헐적 단식을 질병 예방과 암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식이 악성 종양의 증식을 중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롱고 교수에 의하면 종양 세포는 사이클을 멈추는 방법을 모르고 지속적으로 기능한다. 반면 건강한 세포는 에너지 공급이 차단되면 모든 분열 과정을 자동 중단한다. 항암 화학요법은 증식하는 세포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는다. 공복 상태의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면 독성이 주로 종양세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항암제의 용량을 늘릴 수도 있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알레호 에페얀 박사(세포대사 및 신호)는 “앞으로도 알아야 할 게 많지만 영양 전략, 식이 요법, 관련 유전자의 기능 변경 등을 통해 암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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