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직접 심폐소생술.. 참혹한 이태원 압사 사고
많은 시민들이 심폐소생술로 환자 구조
“심폐소생술 가능한 분 계신가요” “여기도 압박해주세요”
핼러윈데이(31일)를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 이태원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150명 가까이(30일 오전 7시 현재)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고는 좁은 골목의 내리막길에서 일어났다.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밀리다가 내리막길에서 넘어지면서 도미노처럼 압사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서 “살려 달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쓰러져 숨을 쉬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고 직후 많은 시민들이 구조와 심폐소생술(CPR)에 직접 나섰다. “여기 심폐소생술 할 줄 아는 사람 나오세요”를 외치며 심정지 상태의 환자 팔다리를 주무르고 가슴압박을 하는 사람도 보였다. 이날 밤 많은 사람들이 교대로 심폐소생술을 도왔다. 밤 10시29분 소방구급대원이 사고 현장에 도착해도 시민들의 참여는 이어졌다.
전문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해도 효과가 있다. 특히 일반인은 대부분 심정지 발생 초기에 사고를 목격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 효과가 매우 크다. 일반인이 심정지 발생 초기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생존률이 3배 이상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위에 의료진이 없을 때 일반인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해도 법적인 책임은 없다. 우리나라에도 2008년부터 선한 사마리안 법이 발효되어, 응급 상황에서 일반인 목격자가 구조자로서 시행한 응급처치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책하는 제도가 있다.
환자 목격 시 입을 대는 인공호흡은 도저히 못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인공호흡을 못할 경우 가슴압박만을 하는 가슴압박 소생술을 할 수 있다. 심장 정지 발생 초기에는 심폐소생술과 동일한 효과를 보이며, 환자에게는 그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먼저 119에 도움 요청을 하면 응급의료 전화상담원이 가슴압박 소생술 방법을 전화로 알려준다.
이날 밤 대형 참사가 발생했지만 우리 시민들의 의식은 빛났다. 거리에 쓰러진 환자들의 몸을 주무르고 마실 물을 건네 주기도 했다.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희생자들은 10~20대들이 많았다. 모두가 우리 아들, 딸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