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에 치매 걸릴지 알 수 있다
미리 발견하면 가장 효과적인 시기에 개입 가능
영국 바이오뱅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치매 관련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9년 전부터 뇌장애 징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강사이자 ‘알츠하이머와 치매’의 공동 저자인 티머시 리트만(Timothy Rittman)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건강 의료 매체 ‘메드페이지 투데이’에 최근 소개됐다.
연구진은 치매 등 여러 신경 퇴행성 증후군을 진단받은 사람들은 진단 5~9년 전에 인지 및 기능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리트만 박사는 "우리는 얼마나 이른 시기에 이 같은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조기에 선별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리트만 박사는 "치매에 걸릴지 미리 알 수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시기에 질병을 늦추도록 치료를 할 수 있고 신약 실험에 참여하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대상자는 2006-2010년에 40~69세였으며 영국 바이오뱅크에 생체 데이터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후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한 2778명, 파킨슨병이 발병한 2370명, 전측두엽 치매(FTD)가 발병한 211명, 진행핵상마비(PSP : 보행장애, 자세이상, 안구운동장애 등을 나타내는 파킨슨병 관련 질환의 하나로 진행이 빠르다)가 발병한 133명, 루이체 치매(DLB)에 걸린 40명, 다발성 경화증(MS)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인지 및 기능을 평가했다.
환자들의 데이터는 신경 퇴행성 진단을 받지 않은 대조군 49만 3735명의 인지 및 기능 데이터와 비교됐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은 초기 데이터에서 이미 인지적 평가와 일부 신체 기능에서 차이를 보였다. 유체 지능, 반응 시간, 수치 기억, 예상 기억에서 대조군보다 나쁜 점수를 받았다. 전측두엽 치매를 진단받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지난 12개월 동안 더 많이 쓰러졌다. PSP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이 넘어졌다.
이 연구는 신경 퇴행성 질환 예방 및 수정 치료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틀을 마련했지만, 표본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구자들은 “영국 바이오뱅크는 전반적으로 질병 위험이 낮은 인구에 치우쳐 있으며 다양한 인종과 사회경제적 계층을 대표하지는 못한다"면서 한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