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방아쇠 손가락'...당뇨병 위험 5배

수술 대상 환자 약 20%, 전 당뇨병 또는 당뇨병 환자

당뇨병 환자는 앞으로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방아쇠 손가락'에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당화혈색소가 높은 당뇨 환자가 이 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방아쇠 손가락’(방아쇠 수지)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의 약 20%가 전 당뇨병 또는 당뇨병 환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혈당 수치(당화혈색소)가 가장 높은 사람은 정상인 사람보다 방아쇠 손가락을 앓을 위험이 최대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팀은 자국의 당뇨병 등록부 등 건강 데이터베이스 2개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방아쇠 손가락이 당뇨병의 중요한 특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넷째 손가락(약지) 또는 첫째 손가락(엄지)에 주로 나타나는 방아쇠 손가락은 당뇨병을 앓거나 전 당뇨병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돼 당뇨병의 한 징후로 의심돼 왔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룬드대 박사과정 마티아스 뤼드베리 연구원(스코네 대학병원 레지던트)은 “손수술 클리닉에서 제1형,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방아쇠 손가락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많음을 눈여겨 봐왔다”고 말했다. 그는 방아쇠 손가락은 코르티손 주사로 치료할 수 있지만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스웨덴의 방아쇠 손가락 환자는 전체 인구의 1~1.5%에 영향을 미친다. 방아쇠 손가락 환자 가운데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10~15%였고 특히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더 많았다. 또 고혈당은 제1형 및 제2형 당뇨병 남녀 환자 모두에서 방아쇠 손가락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는 없었다.

방아쇠 손가락은 손가락 힘줄에 염증이 생기거나 힘줄이 부어올라 손가락이 구부려진 채 잘 펴지지 않는 병이다. 이 병의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당뇨병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무거운 정원 가위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 병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방아쇠 손가락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손바닥에서는 둥글고 툭 튀어나오는 부위(결절)를 볼 수 있다. 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와 비슷하게 툭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염증과 부종으로 손가락과 손바닥이 아프다. 특히 손가락을 굽히고 펼 때 통증이 매우 심하다.

연구팀에 의하면 당뇨병은 방아쇠 손가락과 신경 압박 외에도 손바닥의 결합 조직이 두꺼워지는 증상(듀퓌트랑 구축), 관절 운동 장애, 엄지손가락 기저부의 관절염에 걸릴 위험과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방아쇠 손가락 수술은 합병증이 거의 없으며 다만 제1형,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수술 후 완전한 움직임과 기능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방아쇠 손가락이 제2형 당뇨병에 대한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연구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High HbA1c Levels Are Associated With Development of Trigger Finger in Type 1 and Type 2 Diabetes: An Observational Register-Based Study From Sweden)는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저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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