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회복 잘 되는 병실이 따로 있다?
독실, 간호스테이션에서 가깝거나 잘 보이는 병실 사망확률 낮아
수술 후 회복이 더 빨리 이뤄지는 병실은 따로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15~20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외과학회 연례 회의에서 소개된 미시간대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시간대 앤드류 이브라힘 의대 교수(일반외과) 연구진은 신장이식이나 췌장 또는 결장 제거수술 같은 13종의 고위험 수술을 받은 약 4000명의 환자의 의료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특정 병실에 배정됐을 때 회복 정도가 어떻게 다른 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병실에 입원할 경우 회복이 빠른 걸 기대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첫째 다른 환자가 없는 독실인 경우. 둘째 간호 스테이션에서 가장 가까운 병실. 셋째 간호 스테이션에서 잘 보이는 병실.
연구진은 이 3가지 장점을 하나도 지니지 않은 병실에 입원한 환자는 3가지 장점을 모두 지닌 병실에 있는 환자보다 사망할 가능성이 50%나 더 높다고 보고했다. 2인실은 수술 환자의 회복 중 사망 위험을 35% 증가시킨 반면, 간호소에서 멀리 떨어진 병실에 있는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36% 증가했다.
이브라힘 교수는 실제 병원에서는 이미 3가지 특징을 지닌 병실에 더 위중한 환자를 배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며 “의료 전선의 최전방을 지키는 사람들은 이미 모든 병실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 수술 절차, 환자가 수술 전에 얼마나 아팠는지 같은 요인들을 통제한 뒤에도 생존 확률과 병실 위치 사이의 연관성은 유지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창문이 보이는 방을 갖는 것이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되는지도 평가했다. 초기 분석 결과 창가 시야는 생존율을 20% 향상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환자의 나이와 건강 정도를 통제했을 그런 이점이 사라졌다고 이브라힘 교수는 밝혔다.
그는 “건축에는 '입주 후 평가(POE)'라고 해서 다 지어진 건축물이 얼마나 기능을 잘 하는지를 평가하는데 미국 내 병원 중에 이를 실시하는 곳은 5% 미만”이라며 “병실 배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평가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병원들이 비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병실 배치 전략을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환자를 위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하는 정밀의학처럼 최고의 회복기회를 주기 위해 최적의 병실에 환자들을 배정할 수 있는 정밀설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 회의에서 제시된 연구 결과는 동료 검토 저널에 발표될 때까지 예비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