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농담을 잘 못 알아 듣는 이유(연구)
간혹 어르신들께 ‘농담조’로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화를 내시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일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목소리에서 감정적 신호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뇌의 능력이 나이가 들면서 퇴화한다는 것이다.
영국 에식스대 연구진은 117명의 참가자를 평균 연령 67세와 21세,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모두 청력이 양호하고 모국어가 영어인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에게 196개의 문장을 들려주고,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 톤에 나타나는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판단하도록 하고 그 동안 뇌 활동을 관찰했다.
전반적으로 20대 그룹은 평균 76%의 성공률을 보였다. 반면 60대 그룹은 69%만 정확하게 구별해냈다. 60대 그룹은 말에서 행복의 감정을 정확하게 식별하는 걸 어려워해 목소리에서 행복의 감정을 알아챌 가능성이 20대 그룹보다 17% 낮았다. 60대 그룹은 35%, 20대 그룹은 52%가 정확하게 감정을 구별해냈다.
긍정적인 감정만이 아니었다. 60대 그룹은 혐오와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데도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젊은 그룹에 비해 인지능력이 혐오 감정은 13%, 분노 감정은 5% 가량 낮았다.
연구진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방식과 목소리 톤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데 있어 우리가 실제로 말하는 내용만큼 중요하다”며 “목소리에서 감정을 느끼는 능력은 삶의 많은 측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노인과 교류할 때는 이 점을 염두에는 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언가 이야기할 때 우리의 감정적 의도와 듣는 사람이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사이에 발생하는 불일치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면서 뇌에 일어나는 호르몬 및 해부학적 변화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플로스원(PLOS One)’에 ‘Different stages of emotional prosody processing in healthy ageing–evidence from behavioural responses, ERPs, tDCS, and tRN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