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뽈록 이마’는 어디로?…이마지방이식의 명암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15년 전쯤 얼굴 지방이식 붐이 일었습니다. ‘이마지방이식’도 많이 시행됐습니다.
자연스럽고 좋은 결과도 많았지만, 때론 ‘뽈록’하고 어색한 이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런 모습입니다.
‘뽈록 이마’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20여년전 제가 햇병아리 전공의(레지던트)때 성형외과 학회 첫 발표로 교수님께서 정해 주셨던 주제가 ‘새로운 이마성형 수술법’ 이었습니다. 귀 앞에서 정수리를 지나 반대편 귀 앞까지 길게 두피 절개를 하는, 지금 보면 너무 큰 수술이었습니다. 당시엔 보형물을 쓰거나 이렇게 긴 절개를 하는 것 외에 쓸 만한 방법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방이식’이란 수술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현재 시행되는 지방이식은 1990년대 말에 체계화된 것으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이 수술법이 전파되면서 15~20년 전쯤 얼굴 지방이식 붐이 일었습니다. 보형물을 원치 않는 경우에는 딱히 쓸 만한 방법이 없었던 당시 이마 지방이식은 획기적인 수술법이었습니다. 간편하고 효과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지방이식에는 중요한 단점이 있습니다. 이식된 지방의 일부가 몸에 흡수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원하는 이마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의 지방을 이식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방이 흡수되지 않고 살아남는 ‘생착률’은 매번 다르다 보니, 원하는 양보다 더 많은 지방이 남는 경우가 생깁니다.
조금 부족한 듯 이식하는 것이 차선책이지만, 더 봉긋한 이마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성이 차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뽈록 이마’입니다. 이런 이마는 ‘성형으로 어색한 얼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식된 지방은 ‘자가 조직’이기 때문에 합병증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화로 이마와 눈썹이 처치면서 무겁고 불편하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때론 피부의 탄력이 떨어져 귤껍질처럼 잡힌 덩어리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발생하면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단 생착된 지방을 정확히 제거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한때 크게 유행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이마지방이식을 원하는 분도, 시행하는 분도 꽤 줄었다고 느낍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마에 지방 봉긋하게 넣어 주세요”하시는 분들은 계십니다.
전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마 지방이식은 과하지 않게 한 번 정도는 받아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해서 만족하셨다면, 그 때 멈추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 이마지방이식 수술은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