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온몸 마비 환자.. 음주 운전의 참혹한 결과

[김용의 헬스앤]

음주 운전은 한 가족의 행복을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요양병원에는 나이 든 치매 환자만 있는 게 아니다. 뜻밖에 젊은 환자들도 꽤 있다. 상당수가 참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입원한 경우다. 온몸 마비, 하반신 마비로 고통받는 이들은 조금이라도 몸을 더 움직이기 위해 재활 치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음주 운전에 신호 위반 차량에 들이 받혀 목이 부러진 경우가 적지 않다. 과속한 차량과 강하게 충돌하면 몸이 튕겨 나가 땅에 떨어질 때 목이 골절될 수 있다. 목을 다치면 몸의 마비 증상이 올 수 있다.

이들은 사고 후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을 때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말로만 들었던 몸의 마비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목 아래의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사지마비... 그때의 참담한 심정은 지금도 생각조차 하기 싫다. 손으로 얼굴을 만지거나 밥을 먹지도 못한다. 당연히 혼자서 씻지도, 화장실도 못 간다. 눈물을 흘리는 아내와 아들, 딸을 보고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장기간 병원에 누워있으면 욕창으로 엉덩이, 다리 피부가 문드러져 살을 긁어 내기도 한다. 이 때가 정말 고통스럽다. 이들은 소원은 손만이라도 움직여서 밥을 스스로 먹는 것이다. 혼자서 씻고 마음대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다. 자신의 사고로 가족의 생계가 막막한 것도 큰 고통이다.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는 최고 무기징역 또는 최저 3년 이상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이른바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 운전 사망사고에 대해 처벌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주 운전 피해자 중 온몸 마비, 하반신 마비가 온 사람은 평생 삶을 고통스럽게 보내야 한다. “살아 있어도 사는 게 아니다”는 말을 늘 되뇌인다. 이들의 잃어버린 삶을 음주 운전자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음주 운전이 무서운 것은 운전할 때 속도감을 잘 못 느껴 과속으로 신호위반 할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횡단보도에서 마음 놓고 건너던 보행자를 과속 상태에서 들이받을 수도 있다. 피해자는 엄청난 충격으로 사망하거나 멀리 튕겨 나가 온몸 마비 등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최근 유명인의 음주 운전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유명 연예인의 음주 운전 사고가 유독 많다.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 운전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연예계는 예외인 듯 하다. 배우 곽도원과 신화 멤버 신혜성은 만취 상태에서 운전하다 가장 최근 적발된 연예인이다. 배우 김새론의 경우 음주 운전 사고를 일으켜 인근 상점 일대가 정전 사태를 맞는 막대한 피해도 입혔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가드레일, 변압기 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주위에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큰 인명 피해를 낳을 뻔했다

신혜성의 음주 운전은 곽도원이 음주 운전으로 지탄을 받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일어난 일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주위에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조언할 사람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요즘 연예기획사의 가장 중요한 ‘기획’은 소속 연예인의 음주운전을 막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주 운전 연예인들은 일정 기간 ‘자숙’을 거쳐 은근슬쩍 복귀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대중들의 따가운 시선이 잠잠해지면 다시 돈벌이에 나서는 것이다. 음주 운전을 반복해도 ‘사과’ ‘자숙’이라는 그들만의 요식행위를 거쳐 버젓이 다시 얼굴을 내밀고 막대한 돈을 벌어가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 유명 연예인은 술 약속을 잡을 때 걸어서 갈 수 있는 자택 근처로 정한다고 한다. 이 연예인은 인기 수명이 짧은 업계에서 30년 이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바탕이 됐을 것이다. 작고한 고 송해 선생은 95세까지 상당한 경제활동을 했어도 강남 도곡동 자택에서 종로 3가까지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을 했다. 자가용을 이용할 수 있는 개인 돈을 원로 연예인들이 모이는 사무실의 운영경비로 썼다. 술을 좋아했어도 평생 음주운전 시비가 생길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일각에서 음주 운전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음주 운전 유명인들의 복귀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의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불매 운동도 벌어질 수도 있다. 대중들의 시선을 받아 성장한 인기인들이 오히려 대중의 생명을 위협하는 음주 운전은 결코 용서할 없다는 것이다. 술자리에 꼭 자가용을 타고 가야 하는가. 얼굴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마스크에 긴 챙 모자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방송인 박명수는 14일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음주 운전은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일이다. 술은 혼자 먹는 게 아니다. 주변에서 말려야 한다. 이건 버릇이다. 실수로 인해 그런 경우가 있으면 참회를 해야 하는데 또 하면 버릇이다. 운전 자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연예인으로서 하기 힘든 쓴소리를 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싶다. 음주 운전 사고로 인해 평생 온몸 마비로 살아가는 환자들을 생각하라고... 그 가족들의 피눈물을 잊지 말라고... 음주 운전 한 번이 한 가족의 행복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으면 안 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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