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 인형놀이, 향후 부부 사이 충돌 예측
곧 아기를 낳을 예정인 예비부모라면 아기모형 인형을 가지고 부모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다. 부부가 함께 아기인형을 돌보는 연습을 통해 실제로 아기가 태어났을 때 부부 사이에 벌어질 수 있는 충돌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사라 쇼페-설리번 교수는 이 대학의 온라인 뉴스게시판을 통해 “아기인형놀이를 통해 실제 아기가 태어났을 때 부부들이 서로를 얼마나 지지해주는지 혹은 충돌이 일어나는지의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며 “우리는 예비부부들이 아기인형으로 부모역할을 하는 동안 벌어지는 상황이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똑같이 벌어지는 모습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임신후기에 이른 부부 182쌍을 대상으로 아기인형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하도록 한 뒤 이를 영상으로 촬영했다. 실험에 참여한 예비부모들은 혼자 아기인형을 돌보는 시간을 가진 뒤 부부가 함께 인형을 돌보는 연습을 했다.
또 실험참가부모들이 실제로 아기를 출산한 뒤 9개월이 지난 후 자녀를 돌보는 모습을 또 다시 촬영했다. 이후 연구팀은 두 영상에 담긴 부부들의 행동 패턴을 관찰·분석했다.
그 결과 실제 자녀를 돌보는 부부의 태도는 아기인형을 돌볼 때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설리번 교수는 “만약 부부가 인형놀이를 할 때 서로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 경우에는 아기가 태어났을 때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며 “가령 인형놀이를 할 때 ‘당신은 좋은 부모가 될 거야’라고 말한 부부는 실제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아기를 돌보는 재능을 타고난 것 같아’와 같은 좋은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아기인형놀이를 할 때 부정적인 말을 주고받은 부부는 실제 부모가 된 뒤에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배우자가 아기인형을 돌보는 행동을 지적하고 비난하거나 아기를 돌보는 능력에 의구심을 표현한 부부들은 실제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이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형놀이를 통해 향후 부부의 태도를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출산 전에 인형놀이를 해볼 것을 권장했다. 이를 통해 둘 사이의 관계를 중재하고 아기가 태어났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마찰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 사이의 관계가 원만해야 자녀와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연구는 ‘가족심리학저널(Journal of Family Psych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