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고기가 뇌졸중 부른다'는 통념, 정말일까? (연구)
미 IHME, 요인별 건강위험도 별점 평가
누군가는 붉은 고기를 먹으면 뇌졸중과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육류 단백질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혼란스러운 연구 결과가 이어지면 사람들은 무엇이 건강에 좋은지 헷갈리기 십상이다.
미국 보건지표평가연구소(IHME)의 새로운 리뷰 연구는 다양한 건강 상식에 대해 사용 가능한 증거를 평가하고 별점을 부여해 건강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IHME는 180개 분야의 기존 연구를 분석해 기존에 건강을 위협한다고 알려진 특정 위험요인이 실제로 건강 결과와 얼마나 연관돼 있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흡연과 폐암, 고혈압과 심장병의 연관성은 기존의 상식과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별 5개 등급을 받았다. 이는 둘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가 확실하고 미래에 바뀔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건강 상식과 건강 결과가 일치하는 대표적인 경우였다.
하지만 건강 상식의 약 3분의 2는 실제 건강결과 위험도에서 한두 개의 별만을 받았다. 이는 사람들이 믿고 있는 건강 조언에 대한 증거가 생각보다 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가공되지 않은 붉은 고기를 많이 먹는 것과 뇌졸중을 앓는 것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증거는 별 1개가 매겨졌다. 연구에 의하면 이는 ‘연관성의 증거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붉은 고기와 대장암, 유방암, 허혈성 심장병, 당뇨병의 연관성은 2개의 별을 받았다.
IHME 대표이자 시니어 저자인 크리스토퍼 머레이는 “식단의 위험과 결과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최근 발표된 연구를 추종하는데 그 결과는 종종 양극단을 오간다는 점에서 메타 분석을 실시했다. 기존 연구를 살펴보고, 일관성을 찾기 위해 분석한 다음, ‘이들 증거에 대한 가장 보수적 해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연구팀은 34개국에서 460만 명의 참여자들을 포함하는 50건의 연구를 조사해 더 많은 채소를 먹는 것이 다양한 건강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공동 저자인 제프리 스타나웨이는 “사람들이 하루에 먹는 채소의 양을 0에서 4로 늘리면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이 23% 감소한다”고 말했다. 채소 섭취와 제2형 당뇨병의 연관성은 별 1개만 받았다.
스타나웨이는 “증거에 대한 가장 보수적 해석을 하는 경우에도 채소 섭취는 만성 질환 위험 감소와 상당히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이 연구가 흥미롭다고 말하면서도 지나친 단순화를 경계했다. 영국 오픈대 통계학자 케빈 맥콘웨이는 복잡한 연구 결과가 별점으로 요약되면서 “많은 것을 놓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영국 애스턴대 영양학자 듀안 멜러는 붉은 고기와 관련된 연구는 가공되지 않은 육류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그렇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된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많은 질병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IHME는 새로운 연구가 들어오면 대중과 정책 입안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이를 연구 결과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HME의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건강 통계 참고 자료로 자주 활용된다.
연구는 '네이처 메디신'에 실렸다. 원제는 'The Burden of Proof studies: assessing the evidence of ri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