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의 근본적 질문 “사람은 물체와 다른가?”
[이성주의 건강편지]
알파고의 나라, 콘텐츠의 나라 영국에서 지난주 어쩌면 인류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상원 청문회장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예술가가 피노키오의 아버지 같은 개발자 아이던 멜러와 함께 출석한 것이지요.
시인 바이런의 딸로 컴퓨터가 없던 때 프로그래밍 언어를 고안한, 천재 수학자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이름에서 따온 AI 로봇 에이다(Ai-Da)는 의원들 앞에서, 어쩌면 인류에게 말합니다.
“비록 살아있지는 않지만, 나는 여전히 예술을 창조할 수 있다(Although not alive, I can still create art).”
헉, 인간 정신만이 창조적 활동을 할 것인데, AI 로봇이 어떻게….
인간만이 정신을 갖고 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내성(內省) △언어능력 △수리적 사고는 사람 외에는 가질 수 없으므로 인간 정신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했지만, 과학의 발견과 성과가 그 논거를 하나씩 허물었죠?
특히 뇌의 특정 부위가 상하면 정신활동도 특정한 방식으로 손상된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연구에선 20대에 열심히 운동한 사람들은 늙어서 정신이 건강해진다는 결론이 나왔는데, 몸-뇌-마음의 연관성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요. 과학적으로 정신은 결국 뇌의 활동이거나 그 그림자일 가능성이 큰 것이지요.
여러분은 동물이나 기계와 구분되는, 사람만의 정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사람만의 특징이 없는데, 사람과 AI 로봇은 어떻게 구별될까요? 많은 분이 사람과 AI 로봇의 사랑을 반인륜적이라고 하던데, 근거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AI 로봇은커녕 인형과의 사랑도 금지하는 나라인데, 왜 사람은 로봇과 사랑을 나누면 안 될까요?
왜 사람은 우리가 로봇이나 동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고 싶을까요? 다르지 않다는 것이 서글퍼서일까요? 정말 우리는 이 넓은 우주에서, 다른 생물이나 물체와 다른 존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