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단어 더 잘 외울까? (연구)
치매 진단시, 언어능력의 성별 차이 고려할 필요성
많은 교과서와 과학 서적들은 여성이 단어를 찾고 암기하는 데 남성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하지만 정말로 그런 것인가? 이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노르웨이 베르겐대 연구팀이 방대한 메타연구를 통해 답을 내놨다.
이번 메타 분석에는 35만 명 이상의 참여자들이 포함된 500여 건의 평가가 포함됐다. 그 결과 여성들이 실제로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암기 장점은 남성에 비해 많이 크지 않지만 지난 50여년 동안 그리고 개인의 평생 수명 동안 일관성이 있었다.
남녀 성별 차이의 기원, 출생 대 양육, 이러한 차이의 잠재적 결과는 사회적 논쟁의 주제가 되어왔다. 만약 성별 차이가 있다면 남녀는 직업마다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실제 연구 결과는 일관성이 없다. 일부 연구들은 여성의 장점을 주장하고 또 다른 연구들은 남성의 장점을 발견하고, 어떤 연구들은 남녀의 다른 이점을 찾지 못했다.
베르겐대 마르코 헌스타인 교수는 “대부분의 지적 능력은 남성과 여성의 평균 성과에서 전혀 차이가 없거나 혹은 무시할 만한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서 “어떤 일에서는 여성이 뛰어난 반면, 다른 일에서는 남성이 평균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진단과 건강 관리에 어떻게 유용할 수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말과 관련된 여성의 장점이 사실인지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 성별 차이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진단평가 결과를 해석하는 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치매에 걸렸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평가를 생각할 수 있다. 여성이 일반적으로 이러한 작업에서 더 낫다는 점을 알게 되면, 여성이 평균 보다 더 나은 점수를 기록해 제때 진단받지 못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반면, 남성의 경우 평균보다 낮은 기본 능력 때문에 치매로 과대 진단될 수 있다. 현재 많은 평가에서 성별을 고려하고 있다.
헌스타인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들이 주로 남성의 뛰어난 능력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다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남녀의 장점에 대한 판단이 과학자의 성별과 무관하지 않다는 걸 발견했다. 여성 과학자들은 주로 여성의 장점이 더 크다고 보고하고, 남성 과학자들은 여성의 장점이 더 작다고 보고한다는 것.
연구는 ‘심리과학의 관점’(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됐다. 원제는 ‘Sex/Gender Differences in Verbal Fluency and Verbal-Episodic Memory: A Meta-Analysis.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