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속 태아 '척추 갈림증', 줄기세포 치료법 등장
임상시험에서 벌써 3명 수술 성공하고 무사히 탄생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 데이비스)의 의료기관인 UC데이비스헬스의 의료진이 척추 갈림증이 일어난 아기에 대한 줄기세포 패치 방법을 적용한 수술에 성공했다고 영국의 BBC가 지난주 보도했다.
척추 갈림증(spina bifida)은 신경관 미발달로 태아의 척추가 꼬리뼈 인근 추골궁에서 하나로 합쳐지지 않고 갈라지는 선천적 질환이다. 심하면 척추 끝의 수막이 신체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으며 외형적 이상이 없더라도 방관조절장애와 다리 마비 같은 증세로 평생 고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신경관 결함 병으로 신생아 400만명당 1500~2000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 갈림증을 지닌 태아에 대해선 엄마의 몸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고 레이저로 자궁 속 아기를 치료하는 키홀 수술법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UC 데이비드 헬스 연구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기의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자라도록 해주는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패치수술법을 개발해 35명의 아기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이 수술법을 적용 받은 3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연구진은 최소 6년간 이들 아기의 발달상황을 관찰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그 전에 아기 양과 한 쌍의 불독 강아지를 대상으로 한 수술에 성공했다.
이 수술을 받고 태어난 3명의 아기 중 하나가 로비다. 여자아기인 로비의 엄마 에밀리는 “척추 갈림증이란 진단을 받기 전까지 그게 무슨 병인지도 몰랐다”면서 “임상시험에 참여해 딸에게 밝은 미래를 안겨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집도의인 다이애나 파머 교수는 “엄마와 아기가 모두 훌륭히 해내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로비와 다른 아기들은 걷기와 배변 훈련이 잘 이뤄지는지 관찰하기 위한 건강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척추 갈림증 키홀 수술 전문가인 영국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의 파올로 드 코피 교수(소아외과)는 "줄기세포 패치를 사용하는 방법이 훨씬 더 나을 수 있다"면서 “희망 속에 최종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척추 갈림증을 유발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여러 위험요소는 밝혀졌다. 임신 중 엽산(비타민 B9)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ICL)의 신생아 의학전문가인 니다 모디 교수는 임신부의 영양제 섭취가 척추 갈림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싸고 쉬운 치료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