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날, 어머니 떠올리게 하는 임신-출산 명언들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543호 (2022-10-10일자)
임산부의 날, 어머니 떠올리게 하는 임신-출산 명언들
고위험 임신 분야의 세계적 명의인 박문일 동탄제일병원장이 30대 후반 나이에 미국 유타대로 연수 갔을 때 산부인과 주임교수가 나이를 물었습니다. 박 원장은 별 생각없이 ‘우리 나이’를 알려줬는데, 주임교수는 나중에 이력서를 확인하고 왜 한 살 늘려서 얘기했냐고 따지더랍니다. 박 원장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 자궁 속의 10개월을 1년으로 간주해 태어나는 날에 1세가 된다”고 알려주자 주임교수는 감탄을 연발하고, 미국의 다른 의사들에게도 ‘한국 나이’의 합리성에 대해 전파했다고 합니다.
나이를 만(滿)나이로 일원화하자는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열 달을 나이에 넣은 선인들의 ‘과학적 셈법’도 무시하기가 힘들죠? 오늘은 이 열 달과 관계가 있는 날입니다. ‘풍요와 수확의 달인 10월’ + ‘임신기간 10개월’의 뜻으로 제정된 ‘임산부의 날’이지요. 2005년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 보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만든 법정기념일이랍니다.
요즘 영어단어나 전문용어는 조금만 틀려도 비난하면서도, 우리말을 틀리고도 부끄러워 하지 않는 문화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임신한 여성을 산모라고 부르고 있지만, 고쳐져야 합니다.
산모(産母)는 아기를 갓 낳은 여성이고, 아기를 밴 여성은 임신부(姙娠婦)라고 불러야 합니다. 임부(姙婦)는 준말이고요. 사라지는 말 같지만, 산모(産毛)에는 ‘태어난 뒤 한 번도 깎지 않은 갓난아기의 머리털’란 뜻도 있습니다. 배냇머리, 태발(胎髮)과 같은 말이지요. 임산부는 임부와 산모를 함께 가리키는 말이기에 ‘임산부의 날’인 오늘은 아기를 배거나 갓 낳은 여성을 함께 축복하는 날이 되겠죠?
임신이 줄고, 병원에선 산과(産科)가 ‘기피 필수진료과’의 하나가 됐습니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한국 인구가 3세대 안에 지금 인구의 6%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할 정도로 세계가 한국의 출산율 저하를 걱정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이 안일해서 때론 걱정을 넘어 화가 나기도 합니다. 설마 대한민국 정치권과 행정관료들이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미래사회의 인구지도를 염두에 두고 저출산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생물학적으로는 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 생존과 번식일 것인데, 온갖 이유로 그것은 방치하고 다른 종의 동물에 푹 빠져 사는 것을 고등지능의 외계인이 본다면 어떻게 해석할지도 궁금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곳에선가 “응아”하고 아기들이 태어나고 있을 것이고, 더 많은 아기들이 엄마 뱃속에서 꼼틀꼼틀대며 엄마의 영양분과 지혜를 받아들이고 있을 겁니다.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인내와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요. 우리의 어머니들이 그러셨듯…. 오늘 ‘임산부의 날’에 모든 임산부에게 축하와 감사의 말을 드립니다. 임신, 출산과 관련된 명언을 보면서 가까운 임산부에게 따뜻한 말과 눈길, 손길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임신한다는 것은 다시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남편과 아기 모두에게. -티나 브라운(영국의 작가)
○아이가 태어나는 것만큼 극렬한 고통의 순간도 없고, 사랑으로 가득한 순간도 없다. 엄마가 새로 태어난, 세상에 막 나온 아기를 바라보는 것만큼 순수한 사랑도 없다. -닐스 베그만(스웨덴 분만기 신경학자)
○아기는 뱃속에서 9개월, 품안에서 3개월, 당신이 죽을 때까지 가슴 속에서 존재하는 무엇이다. -메리 메이슨(미국 UC 버클리 법학대학원 교수)
○사람은 생명이 몸 안에서 자라기 전에는 생명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 -산드라 카시스(레바논 작가)
○임신한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화장실에 갈 때나 많이 먹을 때 변명할 필요를 없게 해준다.
-안젤리나 졸리
○여성의 모든 권리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은 엄마가 되는 것이다. -린위탕(林語堂, 중국의 작가)
○아기는 언제나 생각보다 힘들게 하고, 또 언제나 생각보다 훨씬 경이롭다. -찰스 오스굿(미국의 방송 평론가)
○당신은 아기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얼마나 많은 인내가 필요한지. -프랭클린 P. 존스(미국의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