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 직후 3개월, 자살 위험 높다" (연구)
65세 미만은 자살시도 6.5배
치매진단을 받은 환자의 자살률이 첫 3개월 동안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 신경학(JAMA Neurology)》에 발표된 영국 노팅엄대와 퀸메리런던대(QMU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18년 동안 거의 60만 명의 영국인을 추적 조사한 이 연구는 이미 정신 질환이 있거나 진단 당시 65세 미만이었던 환자도 같은 위험에 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65세 미만의 사람은 진단 후 첫 3개월이 가장 위험했는데 자살을 시도할 확률이 6.5배나 더 높았다
연구 책임자인 QMUL 울프슨인구건강연구소(WIPH)의 찰스 마셜 교수는 “치매 진단 자체가 충격적이긴 하지만 진단 직후가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치매에 걸린 것을 알고 자살한 실제 환자 수는 95명이었으나 통계적 차이를 끌어내기엔 충분한 수치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2021년 미국 예일대 연구를 비롯한 선행 연구는 이미 치매와 자살 사이의 뚜렷한 관련성을 보여줬다. 알츠하이머병협회(AA) 베스 칼마이어 부회장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성인은 치매에 걸리지 않은 노인에 비해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2배 높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는 그 원인을 뚜렷이 지목하지 못했지만 마샬 교수는 자살에 대한 대인관계 이론을 지목했다. 그는 “자살의 주요 원인은 부담감”이라며 “가족을 돌볼 책임감뿐만 아니라 젊은 나이의 치매환자일수록 한창 일할 나이기 때문에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의사들이 치매 진단을 알려줄 때 자살징후에 대한 강력한 위험평가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샬 교수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이 낮은 기분, 불안, 사회적 고립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러한 증상은 자살 위험의 원인과 징후 둘 다일 수 있다”고 밝혔다.
AA에 따르면 우울증 징후와 자살경고 징후는 치매 징후와 비슷하기 때문에 간병인을 더욱 힘들게 한다. AA는 “치매로 인한 우울증을 진단하는 데 따르는 복잡성 때문에 노인들의 우울증을 전문적으로 인식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노인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urology/article-abstract/279665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