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누가 스트레스 받았는지 알고 있다 (연구)
스트레스 상황 겪은 사람 냄새를 93.8% 확률로 구별해내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평소와 다른 체취를 풍기게 되며 개는 냄새를 맡고 93.8%의 확률로 이를 감지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영국 벨파스트 퀸즈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개가 인간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다는 종전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개가 스트레스를 감지할 수 있는지 또 냄새를 통해 감지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벨파스트 퀸즈대의 클라라 윌슨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반응을 보일 때 그들의 냄새 프로필이 바뀐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는 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가진 사람을 돕도록 개를 훈련시킬 때 유용한 연구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구멍 뚫린 뚜껑으로 덮인 3개의 용기가 달린 스탠드를 개발했다. 그리고 4마리 개를 훈련시켜서 사람의 특정 호흡과 땀 샘플이 묻은 거즈가 담긴 용기 1개를 구별해내도록 했다. 그 뒤 36명의 자원자를 받아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게 하고 그 전후의 땀과 호흡시료를 채취했다. 참가자들은 과제를 수행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보고했고 실제 27명은 혈압과 심장박동수가 상승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참가자들의 땀과 호흡시료가 묻은 거즈를 3개의 용기 중 하나에 집어넣고 다른 2개에는 과제 수행 전에 체취한 거즈 또는 사용되지 않은 거즈를 넣었다. 그리고 4마리의 개가 이를 찾아내는지를 관찰했다. 개 한 마리 당 20회의 실험에서 나온 스트레스 샘플을 찾아내도록 했다. 그 결과 720회 중 675개(93.8%)에서 스트레스 샘플이 선택됐다.
연구진은 개들이 어떤 화학물질에 반응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인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른 냄새를 생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윌슨 연구원은 “그 개들이 '아니요,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다른 냄새가 나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험에 참여한 개처럼 별도의 훈련을 받지 않은 애완견도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냄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선단체 ‘의료감지견(Medical Detection Dogs)’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인 클레어 게스트는 복합적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의 냄새변화를 감지해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사건이 발생할 위험이 있을 때 경고하도록 훈련된 의료경보보조견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의료경보보조견이 그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호르몬수치 변화에 반응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인간이 언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7414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