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종결?... 설왕설래하는 세계

바이든 발언에 환영·우려 공존...국내서도 규제 완화 요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 [사진=백악관]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다(The pandemic is ove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세계가 시끌벅적하다. 2년 넘게 일상을 뒤바꾼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정점이 지나긴 했지만 이 선언에 대해 환호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났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방송에 출연한 바이든 대통령은 두 번에 걸쳐 "(코로나19) 팬데믹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방송된 직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큰 논란이 일고있다.

19일 미국 뉴욕 증시에선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제조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하루 사이에 약 100억 달러(약 14조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더나는 7.14%, 바이오엔테크는 8.60%, 노바백스는 6.51%나 주가가 급락했다. 향후 코로나19 백신의 유상 접종 전환 방침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금과 접종자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탓이다.

미국 정부는 급하게 사태를 진화했다. 백악관 대변인실은 "(바이든의 발언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할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미국 보건복지부 역시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유효하다"면서 비상사태 해제시  60일 전에 공표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미 방역 당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조심스레 비판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미국에서 매일 약 4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임에도 여전히 너무 높은 (사망자) 수치"라고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미 정부의 방역 정책을 총괄하는, 일명 '코로나19 대통령'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한 강연에서 "우리(미국)는 그런 방향(팬데믹의 종결)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재유행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매주 9·11 테러가 발생하는 수준

로이터, CNN 헬스 등 외신에 등장한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11월 미국 중간선거(상·하원 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전략적인 발언이라는 데엔 대체로 동의하면서도 극명하게 엇갈릴 평가를 내놓았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격히 불어난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입장에선 "대통령이 옳다"며 환호했다. 재유행과 그에 따른 인명 피해를 중시하는 입장에선 날카롭게 바이든의 발언을 비판했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학 소속 전염병학자인 그레그 곤살베스는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에 대해 "여전히 매주 9·11 테러가 발생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20일 현재 미국의 일주일간 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7000명대, 사망자는 400명대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 미네소타대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 역시 "모두가 팬데믹의 종결을 원하지만, 단순히 정부의 결정(선언)만으로 팬데믹이 사라지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방역당국은 '50인 이상 실외 행사·집회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한편 해외 입국자 대상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마스크 착용 자유화 놓고 국내서도 규제 완화 요구↑

국제적으론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무렵부터 '팬데믹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던 영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선 각종 대형 행사가 열리고 해외여행도 자유롭게 다니고 있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방침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4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역시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20일 미국 뉴욕에서 3년 만에 전면 비대면 행사로 개막한 유엔(UN·국제연합) 정기총회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을 두고 작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엔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공식 보건 지침으로 정했지만, 보안 인력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각국 대표단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방역 규제 완화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찬반 논쟁이 뜨겁다. 정부는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지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곳에선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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