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성형?...드레싱 종류 많고 헷갈려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피부 상처를 성형으로 감출 수 있나요?”
가끔 지인들로부터 받는 질문입니다. 어떤 상처냐에 따라 다르지만 성형을 하면 상처의 흔적을 많이 지울 순 있습니다. 상처가 났을 때 초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드레싱만 잘해도 성형을 받을 정도의 흉터를 남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창상(상처)처치는 성형외과의 전문 영역입니다. 대학병원 의사들도 어려운 창상환자가 있으면 성형외과에 문의합니다.
일상에서는 상처가 났을 때 외과로 갈지, 피부과로 갈지, 성형외과로 갈지부터 혼란스럽습니다. 성형외과가 가까이 있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초기에 어떤 드레싱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물어볼 기회는 더욱 없습니다.
또 드레싱 종류가 많다 보니, 막상 급한 상황에선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성형 전문의의 관점에서 볼 때 잘못된 정보가 적지 않습니다.
가끔 다친 상처를 지우기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드레싱만 잘 했어도 더 잘 치료됐을텐데’ 하는 아쉬운 경우를 자주 봅니다
상처에는 어떤 드레싱이 적합할까요? ‘무엇을 써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쓰지 않아야 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흔히 쓰는 ‘하이드로 콜로이드 드레싱’은 다친 상처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는 모양대로 잘라 붙이면 되니 간편하고, '방수'가 되는 등 장점이 많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흔히 피부의 점을 빼고 나면 붙이는 것이 이 종류입니다. 이 드레싱은 배지와 같은 작용을 해 상처의 균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이 됩니다. 또 상대적으로 흡수성이 떨어져 삼출액(진물)에 의해 상처가 불어서 상피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잘 쓰면 간편하고 좋지만, 잘못 쓰면 상처를 더 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 상처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이것 때문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다쳤을 때는 ‘폼드레싱’을 쓰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스티로'폼'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폼(foam)은 다공성 발포재를 말합니다. 스펀지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폼드레싱으론 메디폼(한국먼디파마), 알레빈(스미스앤네퓨), 메디터치(일동제약) 등 여러 제품이 있습니다. ('메디폼ㅇ'이란 이름으로 나온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도 있으니 유의하자.)
폼드레싱의 단점은 ‘고정이 필요해서 불편하다’는 점입니다. 즉, 상처에 잘 붙어있도록 고정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사용법을 볼까요.
얼굴에서는 2mm짜리 얇은 폼드레싱이 적합합니다. 진물이 많은 경우라면 두꺼운 5mm제품을 쓰고, 진물이 줄어들면 2mm로 바꾸는 식으로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갈아주면 되지만, 진물이 많이 나와 부풀어오르면 바로 갈아줘야 합니다.
어떤 드레싱을 써야할 지 판단이 되지 않을 때, ‘스펀지처럼 생긴 폼드레싱’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붙이는 수고가 조금 필요할 뿐입니다. 상처로 생긴 흉터를 지우려고 성형을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