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유도하는 '4-7-8 호흡법'이란?
잠들기 직전 4-7-8 호흡하면 불안감 줄일 수 있어
마음이 복잡하고 불안할 때면 쉽게 잠들 수 없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잠자리에서 한 동안 뒤척거리는 이유다. 미국 CNN 온라인판에 의하면 이럴 때 4-7-8 호흡법을 시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 의대 라즈 다스굽타 교수는 “4-7-8 방법이란 마음 속으로 숫자 4까지 세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이어 7까지 셀 동안 숨을 참고, 8까지 세면서 숨을 내쉬는 이완 호흡을 뜻한다”고 말했다. 인도의 고대 요가에 뿌리를 호흡법인데 2015년 통합의학 전문의 앤드류 웨일 박사가 대중화했다.
하버드대 의대 강사 겸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의 레베카 로빈스 연구원은 “수면 장애는 많은 경우 혼란한 마음을 진정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면서 “4-7-8 호흡은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 기회를 주는데 이것이 바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임상 심리학자 조슈아 탈은 “이 호흡은 ‘잠들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잠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4-7-8 호흡법
별다른 장비가 필요없다. 조용한 곳에서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4-7-8 호흡을 처음 시작할 때는 등을 곧게 펴고 앉는다. 일단 요령을 터득하면 침대에 누워 할 수 있다.
호흡하는 동안, 윗쪽 앞니 뒤편에 혀끝이 닿아 있어야 한다. 이어 다음과 같은 단계를 따른다.
-입으로 ‘쉬잇’ 소리를 내면서 완전히 숨을 내쉰다.
-입을 다물고 조용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속으로 1에서 4까지 센다.
-1~7을 세는 동안 숨을 참는다.
-다시 입으로 ‘쉬잇’ 소리를 내면서 속으로 1~8을 세는 동안 입으로 숨을 내쉰다.
-이 호흡을 4번 되풀이하고, 같은 과정을 3세트 반복한다.
웨일 박사에 따르면 각 단계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4-7-8의 비율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숨을 참는 것이 어렵다면 속도를 빠르게 하되, 단계의 비율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연습을 통해 모든 단계를 느리게 진행할 수 있고, 숨을 점점 더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과정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완호흡의 효과과 주의할 점
다스굽타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투쟁 혹은 도피 반응을 담당하는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동적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호흡이 빠르고 얕아질 뿐 아니라 빠른 심박수를 유발할 수 있다. 긴장을 풀고 잠으로 전환하기 힘들어진다는 것.
그는 “4-7-8 호흡 연습은 휴식과 소화를 담당하는 부교감 신경계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이것이 교감 활동을 감소시켜 몸을 보다 편안한 수면으로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교감 시스템의 활성화는 불안한 뇌가 ‘왜 잠이 안올가?’라는 생각에서도 벗어나게 도와준다.
그러나 4-7-8 호흡과 수면 및 다른 건강상의 이점 사이에 더욱 명확한 연관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 이 호흡의 전후를 비교하면 불안, 우울증, 불면증 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일부 증거가 있지만, 대규모 실험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스굽타 교수는 “4-7-8 기술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초보자라면 처음에는 약간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 호흡은 산소를 들이마시는 것과 이산화탄소를 내쉬는 것 사이의 균형이다. 숨을 들이마신 것보다 더 많이 내쉬면서 이 균형을 깨뜨릴 때, 체내 이산화탄소의 급격한 감소를 부른다. 그는 “낮은 이산화탄소 수치로 인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 공급의 감소가 어지럼증 같은 증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천천히 연습하고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 한 세트 당 3~4회 호흡하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