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환자 '위험 감수', 의사결정 유전자 탓
내측전전두엽서 발현양 다른 유전자 477개 발견
위험한 걸 알면서도 중독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런 사람들은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뇌 조직의 유전자 발현에 차이가 있다.
연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정훈·김화영 교수·곽명지 연구원, 가톨릭대 의대 의생명건강과학과 정연준·정승현 교수 연구팀이 내측전전두엽(감정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서 서로 다르게 발현되는 유전자 477개를 발견했다.
중독 환자 대부분은 중독 물질을 사용했을 때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약물 중독, 도박 장애 등 위험을 추구하는 행동의 기저에는 '유전적 요인'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내측전전두엽과 중격측좌핵(배고픔 갈망 등 원시적 욕망을 담당하는 뇌 부위) 등 뇌 조직에서 발현되는 전사체(RNA의 총합) 전체를 심도 있게 분석했다. 쥐에게 도박성 게임을 하도록 한 다음, 위험 회피군과 위험 추구군의 뇌 차이를 비교 분석한 것.
그 결과, 위험 회피군과 위험 추구군은 447개의 내측전전두엽과 36개의 중격측좌핵 유전자 발현에 양적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위험 추구군의 내측전전두엽에서 발현양이 현저하게 낮은 유전자들에서 위험 추구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군도 선별했다. 중독질환에 취약한 개체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뇌 부위에 유전적 차이가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뇌과학원천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기초의과학 선도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고 국제행위중독학회지 ≪행위중독저널(Journal of Behavioral Addictions)≫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