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카레 먹을까? 일본서 커리 먹을까?
커리는 향신료를 이용한 국물요리, 카레는 커리파우더에 '루' 넣은 음식
카레와 커리는 같은 음식일까?, 아니면 다른 음식일까?
일본식 카레 전문점에 가서 음식을 먹을 때나 인도 음식점에 가서 커리를 먹을 때마다 벌어지는 가벼운 논쟁거리 중 하나다.
커리(Curry)라고 부르는 음식은 16~17세기 경에 향신료를 찾아 인도 남서부 해안에서 진출한 네덜란드와 포르투칼 사람들이 향신료를 이용해 만든 국물요리인 '까르히(Karhi)'가 원조다. 이후 인도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강황, 생강, 고추 등과 같은 기본 향신료에 양파, 토마토 등의 채소와 고기를 넣고 끓인 음식을 '커리'라고 불렀다.
18세기에 영국의 '크로스 앤 블랙웰(Cross & Blackwell)'사가 대중적 입맛에 맞게 각종 향신료를 조합한 '커리 파우더(curry powder)'를 상품화하면서 커리가 대중화됐다.
영국에서 대중화된 커리는 19세기 일본항에 정박했던 영국 해군을 통해 일본 본토로 퍼져 나갔다. 이후 커리의 일본식 발음인 카레(カレ)로 불리게 됐고,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조리법도 바뀌었다. 밥과 곁들여 먹을 수 있도록 기존 영국식 커리 파우더에 밀가루와 버터를 볶아 만든 '루(roux)'를 사용해 걸쭉하게 만든 것이다.
이후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카레 요리를 파는 음식이 운영되면서 우리나라에서 일본식 카레가 유입됐다. 당시에는 카레가 고급 음식이었기 때문에 아무나 먹을 수 없었다.
1969년에 분말 즉석 카레가 소개되면서 카레가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1981년에 오뚜기 식품이 끓는 물이나 전자레인지를 통해 데우면 쉽게 먹을 수 있는 '3분 카레'를 출시하면서 카레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으로 자리잡게 됐다.
커리와 카레는 같은 음식으로 생각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음식이다.
커리는 매운 맛, 시큼한 맛, 달콤한 맛을 내는 여러 가지 향신료를 물과 섞어 양념을 만든 후 채소와 고기를 넣고 걸쭉하게 끓여 낸 음식이다. 카레는 커리파우더에 루를 넣어 만든 걸쭉한 음식이다. 곁들여 먹는 음식도 다르다. 커리는 주로 난을 찍어 먹고, 카레는 밥에 비벼 먹는다.
카레의 효능
카레는 주원료인 강황에 들어있는 커큐민 성분을 비롯해 여러 가지 향신료에 든 성분이 항암 항산화 등의 작용을 해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가 있다.
카레의 가장 잘 알려진 효능은 치매예방 효과이다. 카레를 즐겨 먹는 인도인들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 발생률이 미국인의 1/4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카레 성분 중 노란 색소 성분인 커큐민(curcumin)은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세포의 산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감소시켜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지연시킨다.
또 커큐민은 심장 주변에 유해산소가 쌓여 생기는 심장병을 예방한다. 카레 성분 중 시나몬(육계피)은 고지혈증 환자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낮춰 준다.
이와 함께 고추, 후추, 생강 등 카레에 첨가되는 향신료 속에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캡사이신은 체내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열량 소모를 늘려주며, 몸속 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해 비만 예방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