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탈 때 손발 붓는다... '림프부종' 조심
림프부종 악화 방지 및 처치법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일상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각국의 방역 규제가 완화되자 해외여행 인파도 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국인 출국자는 134만96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만4519명)보다 197% 급증했다.
해외 여행 시 장기간 비행기 안에 앉아있으면 신체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유방암 수술을 받은 여성은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을 조심해야 한다. 부종이 심할 경우 해당 부위의 통증과 피부병, 기능 감소는 물론 작은 상처에도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조직 괴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림프부종의 원인과 대처법을 알아보자.
◇팔다리 붓는 림프부종, 50~60대 여성이 대부분
림프부종(Lymphedema)이란 림프액(체액)이 세포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고이는 만성질환이다. 림프액 속에 있는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는 몸속 곳곳에 뻗어있는 림프관을 통해 신체 각 부분의 관문인 림프절로 이동해 세균과 같은 이물질을 탐지하고 없애는 역할을 한다.
림프부종은 림프절을 절제하는 암수술 등으로 림프계에 염증이 생길 경우 발생한다. 림프액이 순환하지 못해 신체 일부에 쌓이기 때문이다. 주로 팔과 다리를 비롯해 가슴, 겨드랑이, 어깨, 몸통에 발생한다.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지만 방치하면 피부가 딱딱하게 굳기도 한다(상피증·象皮症). 보통 양쪽 팔과 다리의 둘레가 2㎝ 이상 차이가 나면 림프부종으로 진단할 수 있다.
림프부종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많고 주로 50~60대에게 발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0년 림프부종 환자는 2만8109명이었다. 이는 2016년에 비해 28.9% 증가한 수치다. 연평균 10.5%씩 환자가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2만1046명으로 전체 환자의 74.87%였다. 연령별 비율은 50대 22.5%, 60대 21.0%, 40대 18.9% 순이었다.
이는 40, 50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유방암과 연관이 있다. 암 수술을 하면서 암세포 전이를 막기 위해 림프절 일부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림프절이 집중된 목과 겨드랑이 등과 가까운 위치에 암세포가 있는 유방암 환자의 절반 정도가 림프부종을 진단받는다.
이외에도 림프부종을 일으키는 원인은 유전질환, 선천성 요인과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하다. 하지만 증상은 유사하게 나타난다.
◇림프부종, 비행기 타면 왜 악화할까?
림프부종은 만성질환이다. 수년간 증상이 발생하지 않다가도 재발할 수 있다. 림프부종 환자는 무거운 짐을 들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지나치게 걷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뜨거운 사우나나 증상 부위에 대한 채혈·혈압 측정 등 부종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비행기는 고도 변화에 따라 온도와 습도, 기압이 급격하게 변한다. 기압이 낮은 높은 고도에서 장시간 비행하면 심혈관과 림프계 등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또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기에 골반과 다리의 정맥과 림프관 등이 눌리면서 혈전이 생기거나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여행 과정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걷거나 무거운 짐을 옮기는 등 팔다리 사용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부종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행기 탑승 시 림프부종 악화 막으려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정수진 교수는 "림프부종 환자들은 반드시 붕대 감는 법, 자가 도수림프배출법, 운동방법 등을 배워 스스로 응급상황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암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비행기 탑승 등 여행 과정에서 갑자기 림프부종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의료용 압박스타킹이나 압박붕대를 착용하고 림프종 마사지를 수시로 할 필요가 있다.
◇저탄력 압박붕대 또는 의료용 압박스타킹
압박붕대는 손가락을 길게 펴서 5번째 손가락을 제외한 손가락과 손등을 붕대로 감는다. 우선 스타키넷(큰 거즈)에 가위로 구멍을 내서 엄지손가락을 끼우고 손등부터 겨드랑이까지 덮는다. 이후 솜붕대를 손목에 감고 손목에서 팔 위로 올라가면서 겨드랑이까지 감는다. 이 위에 저탄력 붕대를 솜붕대와 같은 방식으로 다시 감는다. 다리 역시 마찬가지다. 솜붕대와 저탄력 붕대를 발목부터 시작해 다리 위로 올라가도록 감으면 된다.
압박붕대의 착용 효과는 23시간 가량 지속된다. 여행 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 다만 저탄력 붕대를 쓰기 힘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구입해 착용할 수 있다. 보통 상지(다리 윗부분)는 20~30mmHg(밀리미터 에이치지·밀리미터오브메큐리 또는 토르), 하지(다리 아랫부분)는 30~40mmHg를 적용한다. 스타킹의 크기가 맞지 않아 하지가 아닌 다리 윗부위를 조이면 임파부종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자가 마사지
마사지를 통해 림프액의 흐름을 유도해 부종액을 흡수시켜 붓기를 빼야 한다. 새 깃털을 만지듯 부드럽게 마사지해야 하며 힘을 너무 세게 주면 조직 손상을 줄 수도 있다. 마사지는 몸 중심에서 가까운 부위부터 시작해 먼 곳으로 진행한다. 마사지 순서는 다음과 같다.
1~2. 양측의 쇄골 상방과 건측(건강한 쪽) 겨드랑이 순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마사지한다.
3. 환측(아픈 쪽) 겨드랑이에서 건측 겨드랑이 방향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진행하면서 마사지한다.
4. 환측 겨드랑이에서 같은 쪽 하지 방향으로 몸통을 따라 천천히 원을 그리며 진행하면서 마사지한다.
5~6. 환측 겨드랑이, 환측 외측 상완 순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마사지한다.
7. 환측 위팔 내측에서 외측 방향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진행하며 마사지한다.
8. 환측 팔꿈치 앞쪽에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마사지한다.
9. 환측 전완부 앞쪽에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마사지한다.
10. 환측 전완부 뒤쪽에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마사지한다.
11. 환측 손등에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마사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