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나쁜 여성도 신체활동 늘리면 오래 산다?
“꾸준한 운동과 긍정적인 삶이 건강장수 비결”
60세 이상 여성이 신체 활동을 늘리면 장수와 관련된 유전적 성향과 관계없이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팀이 폐경 후 여성들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2012~2020년 63세 이상의 보행 가능한 여성 5446명의 신체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신체 활동이 장수를 촉진하는데 유전적 성향(요인)보다 더 큰 이점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분석 대상 여성 중 1022명이 추적 관찰 기간(6년) 중 사망했다. 연구 결과 여성들이 신체 활동의 수준(강도)을 높일수록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낮아지고,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릴수록 더 큰 건강 위험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활동을 늘리면 더 오래 살 수 있고, 앉아 있는 시간을 늘리면 더 빨리 죽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공중보건장수대학원 알라딘 샤디압 박사는 “유전자 탓에 오래 살 가능성이 없더라도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면 충분히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장수 관련 유전적 성향을 ‘장수에 대한 가중 유전 위험 점수(GRS)’로 측정했다. GRS가 높을수록 유전적으로 오래 살 확률이 낮다. 대상자 가운데 36%는 높은 GRS를, 33.1%는 중간 GRS를, 30.9%는 낮은 GRS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GRS가 낮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젊고 더 활동적이고, 신체 기능도 더 좋은 게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 의하면 2021년 기준 미국인의 기대 수명은 평균 76.1세(남성 73.2세, 여성 79.1세)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2019년 기준 기대수명 평균(79세)보다 뚝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인의 2020년 기준 기대수명은 남성 80.5세, 여성 86.5세다. 연구팀은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활발한 신체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 있는 태평양신경과학연구소 스콧 카이저 박사(노인과)는 “건강한 노화를 위해 운동은 기적의 약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노화·신체활동 저널(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에 실렸고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