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건강 위협, 일상 속 발암물질 (연구)
일상적으로 식기세척제 염색약, 플라스틱 등을 통해 접해
미국의 많은 임산부들이 암의 위험을 높이고 어린이 발달을 해칠 수 있는 멜라민, 시아누르산, 방향족아민 등과 같은 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캘리포니아대(UCSF)와 존스홉킨스블룸버그공중보건대 연구팀에 따르면, 멜라민과 시아누르산은 거의 모든 연구 참여자의 샘플에서 발견됐다. 특히 유색인종과 담배에 더 많이 노출된 여성이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염료와 색소가 함유된 제품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4가지 방향족아민 역시 거의 모든 임산부에게서 발견됐다.
우리는 공기를 통해 혹은 오염된 음식을 먹거나 집안 먼지를 마시거나, 물을 마시거나, 플라스틱 염료 색소를 함유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멜라민과 방향족 아민에 노출될 수 있다. UCSF 트레이시 우드러프 박사는 “이들 화학물질은 암과 발달 독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지만 미국에서는 일상적으로 모니터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멜라민과 그 주요 부산물 시아누르산에 대한 노출이 함께 발생할 때, 둘 중 어느 하나에 노출되는 것보다 더 많은 독성이 있을 수 있다. 멜라민은 식기류, 플라스틱, 바닥과 주방조리대, 살충제 등에서 발견된다. 시아누르산은 수영장에서 소독제, 플라스틱 안정제, 세척 용제로 사용된다. 방향족아민은 머리 염색약, 마스카라, 문신 잉크, 페인트, 담배 연기, 디젤 배기가스에서 발견된다.
멜라민은 2000년대 여러 사망자가 발생한 유아용 조제분유와 반려동물 식중독 사건 이후 신장에 대한 독성물질로 인정됐다. 추가적 동물 실험은 멜라민이 뇌 기능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미 국립보건원의 ‘아동건강 결과에 대한 환경 영향 프로그램’(ECHO)에 참여한 다양한 인종과 출신지역 여성 171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소변 샘플을 새로운 방법으로 분석해 암과 다른 위험과 관련된 45개의 화학 물질을 측정했다. 연구 기간은 2008~2020년.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화학물질 중 일부는 발암물질과 잠재적인 발달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면서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 규제 조치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는 《케모스피어(Chemosphere)》에 발표됐다. 원제는 ‘Exposure to melamine and its derivatives and aromatic amines among pregnant women in the United States: The ECHO Program’.